화순읍5일장 현대화사업 설명회에 참석한 상인들

26일, 76개의 점포(일반31, 미곡18, 어물24, 빈곳3) 상인들을 대상으로 열린 화순읍5일장 현대화사업 설명회가 기존 입점해 있는 상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화순군과 상인들 간 갈등의 골만 남긴 채 끝나고 말았다.

화순군은 이날 설명회를 통해 지난 2월6일부터 열린 1·2차추진위원회의 결과를 토대로 한 사업 안을 시장상인들에게 설명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취지는 주최 측에 대한 상인들의 불신과 그동안의 기득권을 최대한 보장받으려는 목소리에 묻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안영순 군정발전기획단장은 “오늘 설명회는 그동안의 회의를 토대로 마련한 초안일 뿐 이다”며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사업에 반영코자 마련한 자리라고 강조했지만 화순군이 현실을 외면한 탁상공론만 하고 있다는 상인들의 불신을 잠재우진 못했다.

상인들이 강한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이번에 화순군이 내놓은 시장정비계획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그동안 상권침해 등의 문제를 낳았던 거리의 노점상들을 시장 내로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노점상들에게 일정한 자리를 배정해 양성화 시킬 경우 손님들을 거리에서 시장 내로 유도할 수 있어 기존 입점해 있는 상인들에게 상승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어물전과 미곡전 등을 370평 규모의 돔 형식의 건물에 배치하고 현재의 농업기술센터자리에 한약초타운 건설 및 시장 내 상설음식점·이벤트장 설치 등으로 요약되는 시장현대화사업이다. 상인들은 노점상의 양성화 부문에 대해서는 이의 제기가 없었던 반면 돔 형식의 건물과 자리배치 등에 대해서는 생존권을 내세우며 날을 세웠다.

어물전은 점포별로 창고역할을 할 수 있도록 셔터문을 설치해주는 반면 미곡전은 선으로만 구별해 자리를 배정한다는 화순군의 계획에 대해 미곡전 상인들이 강한 반발을 하고 나와 상인들 간 형평성 문제를 두고 불협화음의 조짐마저 보였다. 심지어는 어물전과 미곡전이 들어서게될 돔 형식의 건물을 두고 상인들 모두 못마땅하다는 반응까지 나와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기존의 자리가 변경될 예정에 있는 일부 상인들은 상권에 있어 자리의 중요성을 들며 군의 계획을 수용할 수 없다고 나섰다.

기존의 자리이동 없이 형평성에 맞게 현대화사업이 진행 되길 바라는 상인들과 정비계획 상 일부 위치변경은 불가피하다는 화순군의 입장차이가 이번 설명회의 파행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았다. 4월부터 6월까지 실시설계가 이뤄지고 7월에는 착공에 들어가 늦어도 내년 초에는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화순군으로선 심적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게됐다.

한편 화순군은 오는 28일 06시부터 화순읍5일장 주변 노점상을 집중 단속한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어 단속과정에서 노점상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영순 화순군 군정발전기획단장이 현대화사업 안을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