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양 화순초등학교 스키부 감독

‘스키, 하면 이젠 화순초등학교’

제90회 전국동계체육대회가 2009년 2월 10일~13일까지 서울, 경기, 강원 3곳의 개최지에서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많은 선수들이 참여하여 출전지역의 명예를 걸고 경기를 치뤘다. 이번 대회에서 화순초등학교 스키부는 크로스컨트리종목에서 총6개의메달을 획득하였다. 개인전은 물론 단체전까지도 불모지인 화순초등학교 선수들이 휩쓸어 온 것이다. 이렇게 ‘맨땅 스키’의 기적을 일궈낸 이재양 감독. 기적 뒤에 남모를 고민과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오직 선수들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여기 까지 온 화순초등학교 이 감독을 만나 보았다.

이재양 감독은 10년 전에 화순초등학교로 부임 해 육상선수를 지도 하던 중 지역의 특성상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스키종목을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워야 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였다. 처음 스키부를 육성 한다고 했을 때 “전라도는 눈도 없는데 무슨 스키냐”고 주위사람들이 비판하였을 때 가장 힘이 들었다고 한다.

불모지인 이곳에서 스키를 가르치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 쯤은 갸우뚱 할 만큼이나 쉬운 결정은 아니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선수를 키우기 위한 스포츠 보다는 스포츠를 위한 스키를 가르치고 싶었다고 한다. 이런 마음의 결실로 지금은 도교육청과 전남스키협회의 도움으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성적들을 거두고 있고, 이제는 “스키, 하면 화순초등학교를 떠올릴 수 있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서 우리 전남에도 스키협회나 스키동호회 등이 활성화가 되길 바란다고 하였다.

“기교와 기술은 조금 부족하지만 정신력만큼은 최고”
값비싼 스키장비 대신 롤러스키나 인라인스케이트를 신고 농로나 시멘트 길을 ‘설원’이라 생각하고 연습과 훈련을 하다 보니 실제 설원에서 익혀야 하는 기술과 기교는 조금 부족하지만 정신력 만큼은 최고인 선수들. 가끔씩 다른 지역 선수들의 해외 전지훈련을 부러워할 때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 감독은 강인한 정신력의 원동력은 선수와 감독과의 믿음이라고 하였다.

서로의 믿음이 있어야만 서로의 마음이 전달될 수 있고, 따라갈 수 있어 공감대 형성이 이루워 진다고 한다.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에는 “항상 최선을 다 하자. 최선을 다 하지 않고 결과를 바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저 또한 긴장하는데 선수들은 더 긴장하지요. 날씨도 추운데...”라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선수들을 향한 사랑이 듬뿍 담겨져 있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육상의 마라톤처럼 끈기와 강한 정신력을 요한다고 한다. 어찌 보면 ‘맨땅 스키’의 오기와 베짱이랑 너무 닮은 듯 하다. 비록 개인 장비 하나 갖추지 못하고 있지만 감독과 선수들의 믿음과 두둑한 베짱이 있다면, 화순초등학교 스키부 선수들의 승전보는 계속 될 것임이 틀림 없다.

이재양 감독과 화순초 스키부 선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