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양면에 위치한 빛고을학교(대안학교) 양인목 교장과 학생들

학생들의 인성과 개성을 소홀히 하고 단순히 지식을 주입시키는데 그치는 공교육과, 지나치게 모험적인 프로그램과 불안정안 재정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대안학교를 넘어 교육 그 이상의 꿈을 갖고 2006년 빛고을학교를 세운 양인목(현 빛고을학교 설립자, 교장) 씨를 만나보았다. 미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현 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 등은 무엇인지를 들어보는데 그 취지가 있다.


요즘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초등학교를 중학교가 있는 화순으로 옮겨오다 보니 시설보강, 정비, 증개축 등의 문제로 분주하다. 특히 신입생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서 요즘엔 학생선발 문제로 바쁘게 보내고 있다

간단하게 약력을 말해 달라
전남 신안군 흑산도가 고향이다. 초·중학교를 그곳에서 마치고 서울대 음대에 들어가서 작곡을 전공하다 학생운동을 한 점이 문제가 돼 학교를 도중하차 하게 되었다. 다시 공부를 시작해 고대행정학과와 동대학원을 수료한 후 많은 직업들을 경험해봤다. 한때는 호텔에서 요리사로 일하며 서울올림픽 당시 외국선수들 식사담당 파트의 팀장도 해봤고, 일종의 대안교육 운동인 참나무와 도토리, 천연염색 학습장 사업 등을 한 경험이 있다.

양인목(48) 빛고을학교 설립자겸 교장

빛고을학교는 언제 설립됐는가?
2006년 나주시 남평에 최초로 세워졌으며, 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이 이루어졌다. 그러다 개교한지 4년이 넘어서자 학생 수도 많아지고 학년도 고학년으로 진입하게 돼 학교의 확장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초등반은 나주에서 운영하고 중등반은 2008년부터 화순군 춘양면에서 운영해오다 올1월에 춘양면으로 초·중등반을 통합했다. 바야흐로 화순시대로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학교현황에 대해 간략하게 말해 달라
규모면에서는 학생 수가 300명에 육박할 정도로 미인가 대안학교 중 전국에서 가장 크다. 초등반이 170명, 중등반이 130명 정도 되며 교사진은 정규직 26명, 강사(원어민강사5명, 음악강사 9명 포함) 20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교사 한명 당 학생 6.5명꼴로써 심도 있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또 일반 교육은 6·3·3제(초등6년, 중등3년, 고등3년)를 택하고 있으나 우리 학교는 5·5·2제(초등5년, 중·고등5년, 진로준비기2년)를 택하고 있다. 학급수는 초등 1~5학년까지 학년당 2개반으로 돼있으며 각 반당 15명의 학생들이 있다. 마찬가지로 중등 또한 1~4학년까지 학년당 2개반에 반당 15명의 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빛고을학교에는 어떤 학생들이 다니고 있나?
일반적인 대안학교에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상처받은 학생들이 다닌다. 그러나 우리학교는 일류 인재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입학 시에 영어테스트와 생활면접을 본 후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발전 가능성을 보이는 학생들 위주로 선발한다. 초등생의 경우 90%가 광주 권, 10%가 비 광주권이며, 중등생은 50%가 광주 권, 나머지가 서울 경기지역 등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고 있다.

공교육의 문제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부모들에 의해 보내지고 있으며, 이는 특별한 홍보활동 없이 철저히 입소문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빛고을학교가 다른 대안학교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우리나라의 많은 대안학교들은 상처를 쓰다듬는 인성교육에 치우쳐 있지만 빛고을학교는 일방적으로 인성교육에 치우치지 않고 지식적인 면에서도 일류 사립학교보다 더 앞서가는 것을 목표로 할 만큼 지성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학생들이 졸업하면 진로는 어떻게 되는가?
검정고시라는 대안을 갖고 있다. 초등 과정부터 다닐 경우 중입·고입·대입 등 총 세 번의 검정고시를 보게 된다. 과거에 비해 과목도 단조로워졌고 과락제도 없어지는 등 많이 수월해 졌다. 물론 검정고시는 더 큰 세상으로 가는 중간역할일 뿐이며 전부는 아니다.

빛고을학교 선생님과 아이들

지금까지 어떤 소신으로 학교를 운영해 왔나?
조화로운 사람,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화두다. 이는 무엇에 치우치지 않는 사람을 말하고 세상과 잘 어울리는 사람을 말한다. 공부라는 대상을 학교 안에 가둬 두지 않고 학교로부터 일반세상으로 연결시키는 중간역할을 하는 곳이 학교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체험학습 등을 많이 하게 됐다.

한 달에 한번 씩 전국 여행과 당일치기 체험을 하고 있고 1년에 한번 보름일정으로 섬 생활 체험과 영어권 국가들을 돌아다닌다. 작년의 경우 74박을 했는데 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여행하고 체험하는 학교일 것이다.

재정적인 면에서 어려운 점은 없는가?
학생 수가 미인가 치고는 많아서 운영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학교의 재원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학생들이 내는 교육비와 저의 사저출연이다. 경기도 안양에서 아내가 천연염색 학습장을 운영하며 어느 정도 수익을 보고 있는데 그 수익금을 학교재정에 보태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내는 교육비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학교운영의 가장 큰 재원을 차지하고 있다. 초등부는 급식비 통학비 등을 포함해 한달에 45만원, 중등부는 기숙사생활을 하기 때문에 교육비와 생활비를 포함해 한달 70만원을 내고 있다.

대안학교의 문제점과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일반대안학교의 문제점은 지나친 모험성과 재정적 불안정이라고 본다. 전국의 많은 대안학교들이 실험정신에 입각해서 모험적인 프로그램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 현실사회는 경제적 기반이 없으면 애초의 좋은 취지까지도 모두 공허해진다. 경제기반 확보 없이 좋은 프로그램만 갖고는 안 되며 이에 비해 우리학교는 재정적인 안정을 어느 정도 갖추었다고 본다.

대안학교의 장점으로는 인간의 다양성을 인정해주고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수단은 자율성이며 그 자율성을 기반으로 인간 개개인의 창의성과 특성들을 살려주는, 말하자면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점이 대안학교의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운동장에서 승마수업이 한창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내년부터 고등과정이 생기기 때문에 본격적인 입시준비, 진로준비를 해야 된다. 개교한지 4년이 되었기 때문에 학교운영시스템이나 교사의 질적인 수준은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고 본다. 이 힘을 기반 삼아 앞으로 졸업생들을 명문대와 외국 유수의 대학으로 진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있는가?
빛고을 학교를 설립한 1차 목표는 교육이다. 대한민국 교육의 변화. 그 변화를 단순히 외쳐서만은 안 되며 실제 학교를 만들어 실증해서 보여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한편으론 피폐해져가는 농촌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시골의 폐교를 수리해 문을 연것도 화순이 좀 더 발전하고 농촌의 이농현상을 조금이라도 방지하는데 일조하고 싶은 생각에서 였다. 교사와 학부모들이 춘양면이나 화순읍으로 많이 이사를 오는 등 우리학교가 일정부분 화순지역사회에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화순군에서도 우리 같은 학교를 일반학교와 마찬가지로 관심을 가져주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원도 아끼지 않았으면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잘된 일기 모사하는 시간

음악 에포크 시간

중등과정 학생들의 기숙사

춘양면의 한 폐교를 재단장해 교사로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