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드어이(한국명 김덕희, 26 베트남)

“가끔씩 좋고 가끔씩 싫어요”

베트남에서 온 김드어이(26 이서면) 씨는 한국에서의 생활이 어떻냐는 질문에 서툰 한국말로 이렇게 말하며 수줍은 웃음을 보였다.

미화원인 한국 남편, 그리고 3살된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고 말하는 그녀는 요즘 마음이 들떠 있다. 2006년 3월에 결혼을 하면서 한국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결혼 후 한번도 친정에 가보지 못했다가 내년 1월에 그리운 고향을 방문하게 된것이다.

자신과 3살된 아들, 시어머니와 함께 가게 됐다며 일때문에 함께 가지 못하게된 남편에게 미안해 했다. 그러면서도 친정에 갈 생각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너무 기뻐 가끔씩 눈물도 난다고 털어놨다.

현재 화순군에 거주 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은 총 267세대로써 필리핀65명, 중국55명, 베트남54명, 일본53명, 캄보디아24명, 기타16명의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군 사회복지과에 의하면 화순군의 경우 다문화가정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며 해마다 감소추세에 있는 내국인과 대비된다고 했다.

군에서 다문화가정 여성들에게 해주는 지원정책으로는 한글교육과 자녀양육 교육을 집으로 찾아가서 해주는 ‘방문교육 서비스’와 보건복지가족부 지원으로 건강협회에서 무료 건강검진 실시, 도에서 인터넷 사용료 일부 지원등이 있다.

군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이 확정돼봐야 알겠지만 “올해 같은 경우 타 시군에 비해 많은 지원 사업을 했다”고 밝히고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결혼 3년 4개월째인 제니디(27 필리핀) 씨는 “처음에는 한국 음식이 맞지 않아 힘들었다”며 “특히 시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안나린(26 캄보디아) 씨는 “2007년 5월 결혼 후 내년 3월 출산을 앞두고 있다”며 “남편은 잘 해주지만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는 점이 힘들다”고 털어놨다.

필리핀에서…, 베트남에서…, 중국에서… 새로운 삶을 찾아 우리나라에 발을 디딘 다문화 여성들. 농촌 총각들의 배우자 난이 심각해 지면서 시작된 외국 여성들의 웨딩러쉬는 그 시작점이 무엇이었든 우리에게 소중한 존재들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군의 지원정책이 ‘적응지원사업’ 위주로 돼있어 이혼이나 남편의 사망 등으로 혼자가 됐을 경우 정책적으로 도움을 받을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굳이 방법을 찾자면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자녀가 있을 경우 ‘모자가정’을 신청하거나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지원을 받는 방법 외엔 없다. 그러기엔 언어·문화 등이 다른 다문화여성들의 뿌리가 아직은 깊지 않아 위태하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