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매를 하기 위해 벼를 실은 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화순읍 계소창고)

11월19일 농협자체수매가 화순읍 계소리에 소재한 계소창고 및 이양·청풍·도암·한천면 등지에 있는 농협 창고에서 추운 날씨 속에 열렸다.

수매는 정부에서 하는 정부공공비축벼 수매(이하 정부수매)와 농협에서 자체적으로 벼를 사들이는 농협자체 수매가 있다. 작년에는 정부수매가 먼저 이루어지고 나서 농가에 남은 벼 잔량을 농협에서 수매를 했지만 올해는 농민단체의 시위로 인해 정부수매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농협이 먼저 자체수매를 진행 하고 있다.

화순군농민회(회장 최인근)는 “정부공공비축미 매입제가 시행된 이후 비료비만 해도 4배 가까이 오르는 등 생산비는 올랐지만 정부수매가는 생산비에도 못미치고 있다”며 정부의 공공비축미 매입대금의 현실화와 지속가능한 농업 정책을 촉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어 정부수매가 이뤄지지 않고 중지되 있는 상태다.

참고로 정부수매는 한가구당 수매량이 정해져있지만 농협자체수매는 농가에서 가져오는 물량을 전부 수매 해 주고 있다.

벼 수매 과정은 이렇게… (올해부터 새로 도입된 시스템이다)

농협에서는 이번에 벼 40kg에 5만원을 받고 수매 해 주고 이후 정부공공비축미 매입이 시행돼 정부수매가가 정해 진다면 그 차액을 농가에 다시 지급 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농협자체 수매가가 벼 40kg에 5만원을 받았는데 추후 정부수매가가 5만 3천원이라면 3천원 만큼의 비료나 기타 농가에 필요한 물품들을 지급 해 준다는 것이다.

한 농민은 “만약 농협이 이렇게라도 수매 해 주지 않는다면 판로가 막막 해 개인 업자에게 턱없이 낮은 가격에 팔거나 그도 아니면 애써 지은 벼가 새 모이가 되버릴 것”이라며 그나마 다행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농협 관계자는 “농가에서 가져 오는 물량 모두를 수매 해 주고 있지만 올해 벼농사가 풍년이라 수매한 벼를 판매하는데 있어 조금 애로가 있을 것 같다”며 판로의 어려움을 내비췄다.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농민들

화순읍 앵남 마을에 사는 한 농민은 “내 나이 일흔을 넘겼는데 갈수록 농사 짓기가 힘들어 걱정이다”며 “정부에서는 북한에 무료로 비료를 지원 해 주던데 우리 농민들은 치솟는 비료값 감당하기도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바램이 있다면 정부수매가가 조금이라도 더 인상되 막걸리라도 한번 돌려봤음 좋겠다”던 한 농민의 말처럼 지금의 농가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정부는 농민회에서 주장 하고 있는 정부의 공공비축미 매입대금의 현실화와 지속가능한 농업 정책을 하루 속히 현실화 해서 농민들의 어깨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