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읍의 안산인 황새봉. 거의 모든 주택, 아파트, 상가, 학교 등은 황새봉을 바라보고 있다

‘납골당이 필요하긴 하지만 꼭 그 자리여만 하느냐’ 납골당 반대위 측 한 주민의 이야기이다.

학천사(주지 지명)가 자리잡고 있는 황새봉은 화순읍의 안산(案山:집터나 묏자리의 맞은편에 있는 산)이다. 화순읍의 거의 모든 아파트, 주택, 상가 그리고 화순실고, 화순고를 비롯한 모든 학교가 황새봉을 바라보고 있다. 화순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의 정신․정서적 자양분이 되는 산이 안산인 황새봉이다.

즉 예부터 화순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정신적 중심이 되며 추억이 있는 곳이며, 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느끼든, 안느끼든 자기도 모르게 항상 황새봉을 바라보며 잠재적 의식이 쌓아가는 곳이 황새봉이다.

학천사 납골당 건립 문제로 화순읍은 뒤숭숭하다. 학천사가 화순군에 신청했던 납골당 건립 신청은 납골당이 들어설 경우 자연경관을 크게 훼손하고 주민들과 화순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혐오감을 조성하는 등 청정 화순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화순군에 의해 불허 결정이 지난 해 9월에 내려졌다. 하지만 학천사는 이에 반발해 행정심판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한 상태이다. 주민들은 2심에서도 화순군이 패소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납골당 건립 반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납골당 건립 반대위 장흥기 위원장은 “납골당이 건립되면 극렬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면서 강한 반발을 하고 있다. 또한 화순읍 번영회(회장 이병주), 화순읍 청년회(회장 최영창)를 중심으로 화순읍 이장협회, 환경연합회,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삼상청년회, 화순읍 주민자치위원회, 한국자유총연맹 화순군지회, 화순읍 총상가회, 화순초 총동문회등이 참여하면서 주민들의 분위기가 환기되고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납골당 건립 반대위는 “정주여건이 크게 악화돼 인구는 감소하고 지역경제는 침체된다”고 주장하면서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한 반대위는 학천사 납골당이 건립되면 비슷한 조건을 가진 사암(사찰과 암자)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납골당 건립을 추진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화순읍은 음산한 귀곡산장이 될 것이다는 것이다.

또한 반대위 측은 2004년 학천사가 납골당 허가신청 행정소송하였을 때 승소로 이끌었던 당시 화순군청 변호사인 강신영 변호사가 선임되지 않고, 학천사 신도회장인 장 모 회장과 동향인 최 모 변호사가 선임된 것에 대해 이것은 화순군의 소극적 대처이며 변호사 선임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2004년 천명사라는 이름으로 납골당 신청을 하여 화순군에서 불허를 받고 행정소송을 하여 패소했을 당시 화순군 고문변호사인 강신영 변호사가 사건을 담당했는데, 그 때의 경험 있는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반대위는 재판장에 보낸 탄원서에서 학천사 납골당 건립은 학천사에서 개인의 영리를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납골당 건립이 자칫 특정 종교집단의 수익사업의 수단으로 변질될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화순지역에는 도곡 B사에서 3천기 정도의 납골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1기당 15년 안치시 46만원, 영구안치시 150만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어 학천사의 요구대로 삼천리에 4,529기의 납골당이 들어설 경우 대략적인 예상 수입만 수십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4529기를 안치했을 경우 엄청난 부가가치가 이뤄지며 이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화순주민 전체가 피해을 보는 것이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또한 황새봉에 학천사가 들어선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법령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화순의 안산이 이미 파괴되고 환경파괴적 요소가 커 난개발이 되었다는 것이다.

반대 대책위 김 모씨는 “님비 갈등’(Not In My Backyard. ‘내 뒷마당에는 안돼’ 하는 의식)은 절대 아니다. 이것은 한 동네의 문제가 아니라 화순읍 전체의 문제인 것이다”면서 화순읍의 정주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학천사 납골당 건립은 반드시 막아야 할 것이다”고 하였다.

한편 납골당 건축을 추진중인 학천사 지명스님은 “납골당 사업은 개인이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불자들이 화순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한번 건축된 납골당은 결국 화순의 재산이 될것 이다”며 “학천사 납골당은 1기당 이용료로 1백만원 안팎으로 낮추는 등 단순한 수익사업이 아닌 지역민을 위한 필요불가결한 시설이 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