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팀장

촛불집회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던 안진걸(37)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이 11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 6월 25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촛불집회 현장에서 경찰에 '현행범'으로 검거된 지 50일만이다. 안 팀장은 이날 저녁 7시경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섰다.

안 팀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법부의 판단에 감사드린다"면서도 "다만 지금도 15명 안팎의 구속자가 있는 데 미안하다, 그분들도 빨리 석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안 팀장은 "지난 주 금요일에 촛불집회에서의 방화미수 사건으로 구속된 연아무개씨가 집행유예로 석방됐고, 오늘도 촛불 집회 관련 구속자 2명이 집행유예로 나왔다"면서 "검경은 촛불을 마구 잡아들이고 있지만, 사법부는 현명하게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박재형 재판장은 이날 열린 재판에서 "안진걸씨 측의 보석신청을 받아들여 보석허가 결정을 내렸다"며 "재판 진행상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보석허가 사유를 밝혔다. 다만, "보석 보증금 1000만원을 법원에 납부하되 보석보증증권을 대신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또한 박재형 판사는 안씨의 보석을 결정하기 위해 "풀어주면 촛불집회에 다시 나가겠느냐"고 질문하면서 "야간집회 금지조항에 대해 위헌성 논란이 있는 만큼 (이 질문이) 자칫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질문에 안 팀장은 "낮에 이뤄지는 집회에는 참여하겠다"면서 "일몰 후 이뤄지는 문화제 형식의 합법 집회에도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안진걸 광우병대책회의 조직팀장은 야간집회를 금지하는 집시법 제10조(옥외 집회와 시위의 금지시간)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안 팀장은 신청서에서 "현행 집시법 제10조는 야간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가하도록 돼 있다"며 "집회에 대한 사전 허가를 금지하는 헌법 제21조 제2항에 정면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또 "주간 생활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야간집회 금지는 사실상의 집회 금지"라며 "현대인들을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끌어 민주정치의 후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야시간(오후 10시 또는 오후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으로 야간집회금지시간을 제한하거나 소음발생을 더 엄격히 제한하는 등의 덜 위헌적 방법으로 야간집회를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헌법률심판은 관련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신청을 받아 판단한 뒤 헌법재판소에 제청하는 절차를 거친다. 재판부가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면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재판은 중단된다.

안진걸 팀장은 화순읍 출신으로 화순초·중학교와 광주인성고을 졸업하고 중앙대 법대를 나와 성공회대 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