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詩 한편을 읊을 줄 모르는 사람이 어찌 文化人이라고 일컬을 수 있을까? 예술은 문화의 꽃이요 문화의 꽃은 예술이다. 태양이 꽃을 물들이 듯 詩는 우리의 마음을 물들인다.

문학의 역할이란 우리의 생애 활력을 주는 비타민이다. 비타민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처럼 직접 열량을 내는 영양소는 아니지만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고 피로를 풀어주며 질병과 노화를 예방하는 엔돌핀을 공급하는 일을 한다. 시와 음악을 감상하며 병을 치료하는 학과가 대학에 있다.

문학 역시 우리의 정신이 老化되거나 경직되는 걸 막아주는 창조적 윤활제가 되어준다. 中國 국가 주석 강택민은 1995년 11월 청와대 만찬장에서 당나라「두목」작품인 ‘산행’ 시를 유창하게 읊어 외교 수완을 부드럽게 발휘했다. ‘비탈진 돌길 먼 가을 산 오르는데 힌 구름이 이는 곳에 인가 몇 채 보이는 구나 해질녘 풍림 즐겨 수레마저 멈추고 서리 맞은 단풍잎은 이월 보다 붉구나’

송천 양응정(1519-1581)은 화순 출신으로 본관은 제주이다. 校理를 역임한 학포양팽손의 아들이며, 동래부사를 역임한 양응태의 동생으로, 조선중기의 문신이다. 1540년(중종35)년에 생원시에 장원하고 공조좌랑으로 1552년(중종47년) 식년과에 급제하여 檢閱이 되었다.1556년 문과 중시에 급제하여 湖堂에 들어갔다. 공조참판과 大司成을 지냈다.

양응정은 時調에도 능하였으며 그의 시조는 律調가 유력하면서 명쾌하였다. 특히 시문에 능하여 宣祖때 조선의 8대 문장가로 뽑혔으며 孝行으로 정문이 세워졌다. 저서로 사후에 발간된「송천집」과 「용성창수록」이 있다.

송천이 남긴 漢詩 ‘활을 쏘면서’ 는

어깨 활머리엔 화살 성큼성큼 춤을 추네.
과녁에 바람 자니 해는 벌써 석양이로세.
백잔 술을 다 마시고 백발백중
그 솜씨에 북소리가 진동하여 벽산구름 흔들리네.

‘촉석루’ 는

소년시절엔 온 세상을 두루 가보고 싶었는데
늘그막에 여기 이 강루에 와서 있네.
잔치자리 노래 소리 목 메이니 구름이 멈춰서고
벽에 가득한 많은 시문 웅장하니 물이 거꾸로 흐르네.
산협의 낭떠러지 원래 높이 솟아 있고
서리 맞은 붉은 잎들 바람에 나부끼네.
좋은 경치 만나서 정서 도야 좋을시고
뒤이어 온 목사에게도 좋은 일 많으리라.

송천 양응정은 화순이 자랑할 수 또 다른 문화인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