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건물로 이전하며 버려져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구이양농협건물 철거.
2003년 이후 경지정리가 되지 않은 7개 마을 경지정리사업.

이양면 주민들이 연두순시 등 군수를 대면할 때마다 제기해 오던 현안사업들이다.

수년째 반복되는 같은 내용의 건의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현지파악조차 하지 않았거나 대책이 없다는 게 군의 입장이다.

18일 이양면 복지회관에서 열린 군수연두순시회장에 참석한 주민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같은 내용의 숙원사업들을 또다시 제기했다.

주민 양모 씨는 “이양~보성 간 도시계획도로공사가 시작되면서 수년째 방치중인 구이양농협 건물이 미관을 크게 저해하는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며 “이양 중고등학교와 인접해 최근에는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철거를 요청했다.

양씨는 “구이양농협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공공주차장을 만들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전완준 군수는 “이같은 문제를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며 “돌아가는 길에 현지를 둘러보고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70세의 안모씨는 2003년까지 시행됐던 경지정리에서 7개 마을의 농경지가 아예 제외되거나 3~4㏊밖에 넓혀지지 않아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군차원에서 부분적으로 경지정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안씨는 작년 12월 7개 마을 이장단과 함께 군청을 방문했지만 “경지정리 후 밭으로만 이용할 수 있는 밭경지 작업이 유일한 대안” 이라는 군의 무책임한 답변만을 뒤로한 채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이 같은 안씨의 호소에 전 완준 군수는 “정부의 농업정책 지원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논농사 대신 다른 작목을 재배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쌀의 수확량이 꾸준히 줄고 중국산 수입쌀이 1/4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상황에서 힘들게 벼농사를 지을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

하지만 안씨의 경우처럼 벼농사를 지으며 평생을 살아온 노령의 농민들이 하루아침에 재배품목을 바꿔 농사에 임한다는 현실이 행정가들의 탁상공론처럼 쉬운 일일 수만은 없다.

군이 추진하는 10대 농특산물을 확대 발전시키는 것도 좋지만 이에 앞서 궁지에 내몰린 벼농사 농가들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현실적인 지원이 아쉬운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