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리 들국화마을

여름방학과 휴가의 계절이 다가왔다. 이번 휴가는 어디서 어떻게 보내지 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뭔가 특별한 휴가는 없을까?

휴가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최근 각광받고 있는 새로운 명소가 탄생했다.
화순읍 수만리에 위치하고 있는 들국화마을이 바로 그곳이다.

너릿재터널을 지나 큰재를 넘는다. 무등산과 안양산이 어깨를 견주는 산비탈을 따라 고즈넉이 자리한 수만리 들국화마을. 농촌체험과 더불어 관광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체험은 여행의 또 다른 말이라 했다.

맑은 공기와 물, 황톳길을 걸으며 맡는 자연의 냄새는 도시를 떠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삶의 지혜와 겸손함을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것도 농촌에서 경험할 수 있는 매력이다.

들국화마을은 대도시와 근접해 있으면서 자연이 훼손되지 않고 생활풍습 또한 자급자족, 품앗이, 울력, 위친계모임 등 장례풍습까지 전통고유의 생활방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이곳에 가면 독특한 문화를 만날 수 있다.

광주시에서 너릿재터널을 지나 큰재를 넘어서면 화순군 화순읍 수만리 들국화마을. 무등산 중턱 해발 450ｍ에 터를 잡은 전형적인 산촌마을이다. 만연산 자락을 휘감아 도는 큰재에 올라 내려다 본 마을은 산비탈을 따라 부채꼴 모양새다.

마을로 들어서기 전 만나는 것이 도깨비도로. 착시현상에 의해 만들어진 이 길은 큰재에서 안양산으로 가는 길목 500여ｍ 구간이다. 화순 주민들에게만 알려졌을 뿐 외지인들은 이 도로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

들국화마을의 본래 이름은 수만리 4개 마을 중 하나인 만수마을. 해마다 가을이면 구절초가 산야를 뒤덮어 붙여진 별칭이다. 광주시에서 동북방향으로 18㎞ 지점, 화순읍에서는 10분 거리다. 대도시와 인접해 있지만 전혀 딴 세상처럼 느껴지는 것은 마을 자체가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동쪽으로 대동산, 서쪽으로 만연산과 무지게재, 남쪽으로 연나리봉, 북쪽으로 무등산과 중머리재, 안양산 등 천연요새를 방불케 하는 독특한 산새가 눈길을 끈다.

마을에는 31가구 70여명이 담을 맞대고 옹기종기 모여 산다. 정확히 언제부터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산새가 험해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의 아지트가 되는 통에 마을 사람들은 화순에서 피난생활을 했던 적도 있다.

들국화마을에서 농촌 및 약초체험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올해 9월부터다. 옛부터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밭에서 약초를 재배하거나 산에서 직접 채취하는 등 전통적인 민간농법으로 생계를 꾸려왔던 맥을 이어가려는 게 당초 취지였다.

최연화 들국화 마을 이장

수만리 박연화 이장은 “이곳은 조상 대대로 약초를 캐서 연명해온 약초마을로 지난해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이후 올 9월 들국화마을을 운영하고 있다”며 “수만리는 청정 고산지대에 위치해 무농약 고산약초가 꽤 유명하고 주변에 관광지가 많아 사계절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가득하다”고 소개했다.

들국화마을에서는 하수오와 인삼을 제외한 모든 약초를 재배한다. 그중 마을을 대표하는 약초는 단연 구절초다. 선모초라고도 부르는 이 약초는 쑥부쟁이, 개미취 등과 함께 들국화로 불리는 국화과의 꽃이다. 크기는 작지만 한 줄기에 꽃을 하나씩만 매달아 예부터 선비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가을에는 꽃을 피워 자태를 뽐내고, 보혈강장이나 부인병에 좋은 약재로도 쓰이니 만인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다.

들국화마을에서 약초와 더불어 인기를 모으는 것은 천연약초비누다. 만드는 법이 도시민들에겐 생소하고 재미있다. 어성초와 당귀를 원료로 한 천연비누는 아토피나 여드름, 미백, 주름살예방 등에 효과가 뛰어나 인기다.

들국화 마을의 사계절은 참 아름답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 쌓여있어 철마다 뚜렷한 계절변화를 느낄 수 있다.
봄에는 벚꽃, 철쭉, 꽃들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루며 청정계곡 사이로 흐르는 깨끗하고 시원한 시냇물은 한여름의 더위를 식혀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풍성한 오곡백화와 아름다운 단풍이 함께하는 가을 그리고 온 세상을 하얀 눈으로 덮는 겨울은 들국화마을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가 잘 표현해주고 있다.

또 녹색농촌체험과 팜스테이로 지정된 이 마을은 고추따기, 감자캐기체험, 야생화관찰, 다슬기잡기, 돌탑쌓기 체험과 약초오감체험, 약초비누만들기, 약초염색, 한방두부, 한방인절미, 한방술담기, 나무곤충만들기, 추억의고무신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하고 있다.

들국화마을은 체험뿐 아니라 천혜의 관광자원을 인근에 두고 있어 관광과 체험을 겸해서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광주산장과 화순온천, 이서면으로 오는 길과 화순읍에서 큰재를 넘어 오는 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고 무등산 정상에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가 바로 수만리에서 시작한다.

우리네 농촌풍경의 전형을 보여주는 들국화마을은 가족이 하루 또는 1박 코스로 옛 시골정취를 느끼고 농촌을 체험하기에 좋다. 무엇보다 풋풋한 시골인심을 가슴에 담아갈 수 있다는 게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하나같은 반응이다.

들국화마을 주변볼거리는 안양산휴양림을 비롯 만연사, 무등산, 도깨비도로, 만연폭포, 중머리재등산로, 환산정, 흑염소목장 등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승용차를 이용해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동광주IC→지원IC→광주→너릿재터널→화순읍→만연폭포→큰재→수만리로 오면 된다.

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외지 관광객을 위해 광주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가 화순까지 수시로 운행되고 있으며 수만리행 시내버스는 1일3회 운행하고 있다.

자세한 문의사항은 ☎(061)373-2194로 하면된다.

들국화 마을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