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의 한 농협 조합원 부부가 마을 영세농민들의 명의를 빌려 높은 금리의 ‘농어가목돈마련저축’을 개설해 수천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비난을 사고 있다.

‘농어가목돈마련저축’은 영세농어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조세감면규제법을 적용한 특별우대 비과세 저축으로 20.1%의 높은 이율과 장려금을 지급한 정부시책으로서 계좌 1개당 600만원을 5년 동안 나누어 적립하면 만기시 장려금과 이자를 포함하여 920만원을 돌려받는 적금이다.

이씨 부부는 지난 2000년 자신들과 마을 영세민 8명의 명의로 ‘농어가목돈마련저축’계좌 10개를 개설하고 자신들의 계좌뿐만 아니라 영세농민 8명의 계좌에도 돈을 대신 적립하며 관리했다.

이후, 만기가 도래하자 10개 계좌를 통해 총9천2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6천여만원을 적립하고 3천여만원의 이득을 챙긴 것이다.

명의를 빌려준 주민은 “우리가 돈이 없어 넣지 못한 것을 알고 이씨가 명의를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지만 그렇게 많은 돈이 나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씨는 “함께 저축에 가입한 농민들이 1년여 정도 입금하다가 돈이 없어 적립을 제때 하지 못하자 돈을 대신 입금한 것”이라며 “기납입금과 명의자들이 요구한 50만원씩을 사례금으로 돌려주었는데 이렇게 물의를 일으킬 줄 알았으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농협관계자는 “한 사람이 다른 조합원의 명의를 빌려 적금을 도용해 지급받는 것은 원칙을 벗어난 불법 행위로 앞으로 이러한 일들이 발생되지 않도록 섬세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주민 이모씨는 “이러한 행위는 가진자의 횡포로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며 “농협도 진상규명을 명확히 해서 진위를 밝혀야만 농협의 신뢰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