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 농민회가 수입쌀을 판매한 J미곡처리장 앞에서 재발방지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화순 동면 J미곡종합처리장이 중국산 수입쌀 수십여톤을 국내산 쌀과 혼합 판매해 온 사실이 드러나 25일 농민회가 J미곡처리장 앞에서 중국산 수입쌀을 섞어 판 자연미곡 폐쇄하라며 항의 농성을 벌였다.

동면 J미곡종합처리장은 지난 7월중순경 100여톤의 중국쌀을 매입했다.

이 업체는 중국쌀 일부를 국내산 쌀과 같은 장소에서 보관해오다 7월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품관원)에 적발된 이후 9월초부터 중국쌀과 국내산쌀을 6:4의 비율로 섞어 “미소미”라는 이름으로 판매해 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화순군 농민회는 25일 오후 대형트랙터 등으로 J업체 입구를 막고 수입쌀 판매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등 항의농성을 벌였다.

농민회는 J 업체가 수입쌀 판매가 허용되지 않던 2004년도에도 수입쌀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다 적발돼 물의를 일으킨 업체라며 수입쌀의 시중판매가 허용된 것을 이용, 혼합미를 제조한다는 명목으로 수입쌀을 국내산쌀로 둔갑,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J업체가 정부로부터 매년 10억원이상의 각종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며 정부 보조금은 국내 농민들이 생산한 쌀을 매입, 판매하라고 지원하는 것이지 수입쌀을 매입 판매하라고 지원되는 것은 아니라고 항의했다.

이어 대부분의 농민들이 벼농사에 의존하고 있는 화순에서 관내 업체가 수입쌀 판매에 나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따졌다.

농민회는 J업체가 3년전 수입쌀을 전남에서 생산된 국내산쌀로 둔갑시켜 판매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고 지금도 수입쌀의 국내산쌀 둔갑판매 혐의로 품관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이런 업체를 공공비축미 산물벼 배정업체로 지정한 전남도의 행위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농민회는 또 앞으로 J미곡종합처리장에 공공비축물량을 배정하지 말라고 전남도와 농림부에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날 농민회는 J업체에 올해 전남도로부터 배정받은 789톤의 산물벼 물량을 자진포기 하고 지금까지 판매하고 남은 20여톤의 중국쌀을 다른 지역업체로 넘기고 지역민들에게 수입쌀 판매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내용 등을 담아 공개사과 하라고 요구했다.

업체 관계자는 “추석절을 맞아 중간도매상 등을 통해 서울과 부산 등지에 떡쌀용으로 판매했으며 수입쌀을 국내산쌀과 섞어 혼합비율을 표기한 후 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역정서를 고려해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농민회가 요구한 공공비축미 산물벼 배정물량 포기 등 3가지 요구를 받아들였다.

농민회원들은 J업체가 농민회의 요구를 수용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함에 따라 이날 자정경 자진해산했다.

한편 화순군 관계자는 전남도와 협의해 J업체가 포기한 산물벼 배정물량은 관내 다른 미곡처리장에서 매입키로 했다며 이로인해 농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흥분한 농민들에 의해 J업체 사무실 유리가 일부 파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