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수간호사의 비인격적인 대우를 비관해 자살한 화순전남대병원 간호사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를 인정했다.

근로복지공단 광주본부는 지난 17일 “비인격적인 대우가 너무 힘들다며 지난해 목숨을 끊은 화순전남대병원 전모 간호사에 대해 업무상 스트레스를 인정, 산재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전씨의 산재 승인은 지난 11일 정신과 전문의 5명이 모여 업무상 스트레스와 자살의 연관성 등에 대해 조사한 뒤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었다고 판단, 최종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순전남대병원에서 근무하던 2년차 간호사 전씨(26)는 지난해 11월 의사들의 인격모독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씨는 일기장을 통해 의사들을 ‘무서운 인간들. 수술실 마귀’로 표현하며 의사들의 폭언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화순전남대병원에서는 지난 4월에도 숨진 전씨와 같이 근무하던 16년차 간호사 김모씨(38)가 자신이 살고 있던 광주의 아파트에 주차된 자신의 차 안에서 팔에 독극물을 주사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씨도 평소 동료들에게 과도한 업무와 의사들의 인격모독으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동료간호사들에 따르면 김씨는 자살하기 전날 세 건의 수술을 책임졌으며 일을 하던 중 사소한 실수로 의사에게 인격모독에 가까운 폭언을 듣고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근로복지공단이 지난해 숨진 전씨에 대해 산재를 인정한데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병원 내에서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간호사에 대한 비인격적 대우와 폭언 등으로 인한 업무상 스트레스가 산업재해로 인정된 최초의 판결로서 병원 내 인권 향상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