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농리 주민들은 오늘(10일) 오전 학운농장 앞에서 양돈장의 이전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운농리 학운농장 앞에서 오늘(10일) 오전 양돈장 이전을 요구하며 운농리 주민 7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지난 1997년 2월, 학운농장의 김모, 손모씨는 주민들에게 2004년까지 7년간만 양돈장을 경영하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공증했다.

서약서에는 농장 경영기간 내에 경영자가 농장을 다른 사람에게 팔았을 때는 새 경영주가 서약서상의 책임과 의무를 지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희도와 손희순이 공증한 서약서

그러나 김씨와 손씨는 약속한 기한인 2004년 2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농장을 이전하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서 농장을 운영했다.

이에 주민들은 광주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004년 12월 2일, 광주지법은 ‘학운농장은 양돈업 등 축산업을 금지하고 계속 농장을 운영할 경우에는 1일 20만원을 마을에 지급하라며 간접강제결정을 내려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학운농장 내부

학운농장은 광주지법의 판결에 불복, 광주고등법원에 항소했지만 지난해 7월 8일 기각당하자 다시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지난해 9월 30일 대법원으로부터도 기각당하고 주민들이 부담한 소송비용을 농장측이 부담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학운농장의 소유주인 김씨와 손씨는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04년 11월, 양돈장을 자진 폐업하고 농장을 배모씨에게 양도해 의도적으로 서약서 이행에 따른 책임을 회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충식 운농리장은 “김씨가 소송이 진행 중이던 때에 농장을 배모씨에게 양도하고 현재 농장관리인으로 일하면서 실질적인 운영을 맡고 있다”며 ""이는 법망을 피하기 위한 위장양도""라고 주장했다.

최 이장은 화순군에서 농장이전을 놓고 주민들과 농장간에 소송이 진행 중인 것을 알면서도 학운농장의 양도등록을 받았다며 불평했다.

최충식 이장은 화순군과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에 학운농장의 행태를 비난하는 진정서와 건의서 등을 보냈지만 답변이 없어 오늘 집단시위를 벌이게 됐다며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학운농장을 상대로 형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축산폐수 무단방류로 인한 하천오염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운농장은 지난 2003년 1월 오수 분뇨 및 축산폐수의 처리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광주지법으로부터 15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이유로 광주지법으로부터 7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고, 지난 4월에는 화순군으로부터 150여만원의 배출부과금을 내도록 통고 받았다.

주민들은 큰 비가 오면 농장에서 돈사 앞 하천에 축산 폐수를 무단방류하고 있다며 축산폐수로 인한 하천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각 돈사에 4~5대씩 설치돼 있는 환풍기를 통해 나오는 악취와 농장에 서식하는 파리 등 해충으로 인해 여름이면 농장주변 논과 밭에서 일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아무리 더워도 방문도 열수 없는 등 고충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주변의 악취로 인해 토지 값이 떨어지는 등 정신적 물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송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최충식 이장은 농장의 폐수 무단방출을 확인하기 위해 농장 안으로 들어갔다가 무단침입죄와 시위주동자라는 이유로 500여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고 억울해 했다.

주민들은 학운농장이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 대법원에서 승소판결을 받았어도 농장이전이 안되고 있다며 주민들의 고충 해소를 위해 화순군 등 관계기관에서 적극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오늘(10일) 오후 김씨와 손씨로부터 농장을 양도받은 배모씨의 대변인을 자칭하는 사람(남)이 본사에 전화를 통해 배씨의 입장에 대해 설명했다.

배씨 대변인은 서약서는 김씨와 손씨가 약속기한인 7년이후에는 그 자리에서 농장을 경영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2004년 2월 6일 이후에 다른 사람이 경영하는 것은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시위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