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여! 신속한 as1646510@hanmail.net

2006년 05월 08일(월) 08:59

IMF로 회사가 도산 한 뒤 집을 나왔다.
경제적으로 실패했다는 중압감에 가족들을 볼 낯이 없었던 탓도 있지만
집을 나온 근본적인 이유는 가족들에게 외면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사업이 바쁘다는 핑계로 살면서 가족들에게 신경을 못 썼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열심히 일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 가족들과 너무 멀어져 있더군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아이들에게 잔소리도 자연스럽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아빠가 언제 나한테 관심이나 있었냐,
상관하지 말라`는 반응이었습니다.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너무 당황스러워 화도 낼 수가 없을 정도로요.""

중학생인 아들, 딸 심지어 아내까지도 자신을 위로해주지 않았다.
가족과의 불화에 고민하던 그는 무작정 집을 나왔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단 말인가"" 그때는 그런 생각뿐이었다.
6년째 홀로 사업자금을 준비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는 그는 가족과 화해하고 싶지
만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잘될지 모르겠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가출은 이제 더 이상 감성이 예민한 사춘기 청소년들이나 갱년기 우울증에 시달
리는 주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김씨처럼 가족에게 소외당한 아버지들의 가출이 소리없이 줄 잇고 있다.

스스로 걸어 나왔지만, 그는 자신이 가족을 버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족에게 버림받은 것은 자신이며, 가출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굳
게 믿고 있다.

유통업체에 다니는 양성준(가명, 42)씨는 얼마전 가족 몰래 가정 상담실 문을 두
드렸다.
""아내와 자식들은 저를 그저 하숙생 취급합니다.
어쩌다 쉬는 날 집에서 TV를 보는데 15살짜리 아들 녀석이 리모콘까지 빼앗아 가
더라구요.
버릇없다고 호통을 쳤더니 `당신이 나한테 해준 게 뭐냐`며 반말을 하는데…
화가 나기보단 창피한 마음에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남몰래 눈물을 훔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의 성격상 접대와 회식이 많아 밤늦게 들어가는 날이 많았고,
휴일엔 하루종일 잠을 청하는 생활이 반복되는 동안 어느날 갑자기 되돌릴 수 없
는 `단절의 강`이 가족들 사이에 놓여 있었다.

위 내용은 자신의 노후생활의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던
내친구의 비애입니다.!
준비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