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제 10회 주거생활(住居生活) 사)한민연 jds6364@hanmail.net

2006년 01월 25일(수) 15:37

집이란 인간이 생활하는 주거의 공간이다. 더불어 집이란 맹수의 침입을 막아내
고 풍한서습(風寒暑濕)을 조절하며 일과 놀이와 인간의 덕목을 행하는 안정된 보
금자리이다.
우리는 대개 하루의 반 이상을 이 공간에서 생활한다. 그렇다면 주거생활을 어
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건강이 좌우될 수 있다.
예부터 인걸은 지령이라 해서 길지를 찾아 삶의 터를 마련했다. 옛 어른들의 지
혜를 엿보고, 그 속에서 살아온 방식들을 연구해 봄으로써 현대생활의 지표로 삼
을 수 있을 것이다.

1. 풍수지리는 과학이다
주택이라는 말은 머무를 주(住)와 집 택(宅)의 합성어로서 그뜻은 사람이 들어
사는 집을 말한다. 이 말은 순수한 우리말인"집"에 대한 한자어이며, 같은 한자어
인 주거(住居)와 유사하나 주택이 집 자체의 건물만을 지칭한다면 주거는 집에
서 이루어지는 생활도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주거문화는 구석기 시대의 동굴 및 생나무를 이용한 주거에서 출발하여
수혈주거, 귀틀집, 초가, 기와집의 형식을 거쳐 현재의 주거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주거형태는 사회제도, 신분계급, 각 지역의 환경 및 기후특성 등에 의
하여 변화, 발전되어왔다.
삼대(三代)가 함께 살아온 옛 초가삼간집은 부모를 모시는 효친이 깃든 가옥이
다.
여름철에는 앞마당을, 가을철에는 툇마루를, 겨울철에는 방을 활용하여 애경사
(哀慶事)를 원활하게 추려 왔었다.
우리나라 전통가옥의 입지조건은 한마디로 배산임수(背山臨水)형의 남향집이
다. 뒤에는 산을 등지고 앞에는 물이 흐르는 조건을 말함이다.
인간은 산수와 같이 어울려 살면서 자연에서 나오는 것을 얻어먹고 살아왔다.
여기에 좌청룡(東) 우백호(西)로 상징되는 산이 좌우를 감싸주고 앞에는 안산(案
山)과 조산(朝山)이 위치하여 4통 5달로 통풍이 잘되고 편안하며 아늑한 느낌을
주는 곳을 명당 터로 삼았다. 학이 날개를 펴고 나는 형태로 흙이나 나무 등 생명
력 있는 소재로 집을 지었고 상향을 한 다음 섣가래를 깔았다. 또한 동선이 멀어
야 하며 이웃들과 친화적 성격을 띤 주거 형태를 선호했다. 그래서 나누며 사는
문화인 마을 공동체를 이루어 냈고 대동놀이문화가 성행한 것이다. 한마디로 우
리의 주거는 떡 하나도 나누어 먹는 주거 형태인 것이다.
현대인들은 풍수지리를 미신시하는 경향이 있으나, 알고 보면 자연과학이라고
할 수 있다. 집은 사람의 몸과 같아 오장 오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위에서 언급한
조건들이 인간이 살아가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배산(背山)은 겨울에 북풍한설(北風寒雪)을 막아주는 천혜의 조건이며, 남향받
이 산기슭에서는 신령스런 기운을 머금은 산야초들이 제공된다. 임수(臨水)는 물
을 이용한 운송 수단이 되었으며, 농경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수자원 역할과 인
간이 사는데 생명수인 먹을 물을 제공하는 조건인 것이다.
좌우(左右) 청룡백호(靑龍白虎)와 안산과 조산은 태풍 등 천재지변(天災地變)으
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지고 보면 이렇게 과학적 근거가 있
는 것이 풍수지리인 것이다.
이런 지리적 조건에서 남향의 동대문 집은 예부터 삼대(三代)가 적선(積善)을
해야 산다할 정도로 이상형으로 삼았다.
남향집은 겨울에 햇볕이 집안 깊숙이 들어와 추위를 막아주고 여름에는 처마머
리에 머물다 사라지므로 더위를 피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가옥의 구조는 지역에 따라 틀리다. 북부지역에는 ㄷ자형, 중부지역은 ㄴ
자 형이며 남부지방은 ㅡ자형 가옥구조로 구성되어 추위와 더위를 극복하면서
살아왔다.

2. 자연친화적 가옥구조
전통 가옥들은 우선 가옥을 구성하는 재료들이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들이다.
나무와 흙 그리고 돌을 주재료로 한 것이다.
이는 계절에 따라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주는 뛰어난 기능을 발휘한다. 흙을 소
재로 한 집의 경우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한마디로 살아 숨쉬
는 집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주거문화를 살펴보자. 아파트로 대표되는 서구식 가옥구조
는 소재부터가 자연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다. 거기에다 막히고 닫혀 외부와 차단
된 형태의 가옥구조이다. 이웃에 무슨일이 생겼는지 절대 알 수도 없거니와 가까
운 이웃끼리도 서로가 서로를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태반이다. 또한 고층화되고
밀집되다 보니 햇볕이 잘 들지 않으며, 통풍이 되지 않는다. 이런 환경에서는 우
리의 전통음식들이 제대로 발효 숙성되지 못한다. 또한 아파트는 땅의 기운을 받
지 못해 인간은 땅의 기운을 받으며 생활해야 건강할 텐데, 땅의 기운은 대략 나
무들의 높이정도까지 미치는 것으로 되어있다. 따져 보면 15m내외 정도이므로
아파트로 따지면 5층 높이 정도이다. 그런데 20층이 넘는 고층아파트들이 대부분
이니 이 또한 심각한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실제로 임산부의 경우 유산율이 5층 이상의 고층에 사는 경우가 그렇지 않는 경
우의 2배에 달한다는 통계로 비추어 볼 때 이 또한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3. 침대, 소파, 식탁, 좌변기, 망국론
전통가옥에서는 주로 바닥에 앉는 생활이었다. 잠자리도 방바닥에 눕는 생활이
었다. 옛날에 화장실이 멀리 위치한 이유도 아이들이 대소변을 보러가다 보면 산
소도 맛보고 통이 커지게 되어 세상일에 두려울것이 없게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
의 형편은 어떠한가? 앉는 것은 소파에, 자는 것은 침대에, 밥 먹을 때는 식탁에
도무지 앉았다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없다.
도시 직장인의 하루 생활을 아침 기상부터 저녁 취침까지 정리해보면, 아침에
침대에서 허리만 일으키면 발은 저절로 방바닥에 닿아 궁둥이만 들면 일어나 진
다. 그대로 화장실에 가면 또 좌변기다. 아침을 먹는 것도 의자가 있는 식탁이
며, 출근 때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내려가고, 자가용 아니면 대중교통수단으
로 이동하며, 걷는 일 조차 할 기회가 없다. 출근하여 직장사무실에서도 의자, 퇴
근하는 과정도 출근경우와 순서만 바꾸면 된다. 잠자리에 들기 전, 저녁 먹고, 소
파에 앉아 TV보고, 컴퓨터 앞에 앉는 것도 대부분 의자이고, 잘 때도 침대 위에
궁둥이만 데고 허리만 눕히면 그냥 잠자리에 든다.
이러하니 언제 앉아다 일어날 일이 있겠는가? 앉는 생활에서 한번 일어서려면
반드시 단전에 힘이 들어가야 일어설 수 있다. 만약 침대, 소파, 식탁을 없앤다
면 하루에도 수 백 번씩 앉았다 일어나는 운동이 행해질 것이다. 이는 엄청난 운
동량을 제공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좋은 생활법이 된다. 그런데 생활은 편리를
명분으로 건강치 못하게 하고,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면서, 돈을 주고 헬스장에
가 제자리에서 헛바퀴 뜀박질만 하고 있다.
생활이 이래 가지고서야 어떻게 건강한 생활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켜 나라가
발전하겠는가?
불합리한 현대의 가옥구조를 없애고, 앉고 일어서는 생활로 돌아가야 다리와
아랫배 단전에 힘이 생겨 여성의 경우 자연분만이 용이하다.
요즈음 제왕절개 분만이 40~50%로 보고 되고 있다. 심각한 현상이 아닐 수 없
다. 남성들 또한 이런 생활 구도이니 하체에 힘이 없어 정력이 쇠퇴하여 정자가
감소하고 40대만 되면 발기부전이 되어 비아그라로 대표되는 발기부전치료제에
의존 하는 사람들이 속출한다.
이런 피해들이 모두 서국식 식의주생활문화에 원인이 있다.
이렇게 볼 때 침대, 소파, 식탁의 망국론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건강을
해치고, 넓은 평수로 인한 자원을 낭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 또한 서구문
화의 무분별한 수용 탓이라 아니할 수 없다. 모든 것이 편의성만 강조하고 추구
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몸은 병들고, 가정 경제 또한 멍들어가고 있지 않은가?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의식문제이다. 내 것을 사랑하는 마음, 그런 마음은 내 것
을 알려고 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민족생활교육을 통해 이런 식ㆍ의ㆍ주 전반에 걸쳐 선조들의 생활의 지
혜를 본받아 건강한 생활을 이루어야 한다.
또한 경천애민 정신으로 우리의 생명인 자원과 환경을 소중히 보존하여 민족의
건강과 통일조국, 그 값진 유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