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교통 노조간부들이 조합비를 조합원들 몰래 마음대로 사용하면서 경찰들에게 정기적으로 향응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화순교통 노조는 K조합장이 15년간 장기집권하면서 조합비 사용에 물의를 일으켜 왔다.

이에 C모씨 등 일부 조합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조합간부들의 조합비 사용에 이의를 제기했다.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K지부장 등 조합간부들은 “조합원들에게 조합비 사용내역을 알릴 필요가 없다”는 내용으로 조합규약을 변경하고 조합원들에게 사용내역을 알리지 않음은 물론 지난 2002년 일부 조합원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이들 조합원들을 제명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조간부들이 조합원들에게는 조합원 자녀에게 지급되는 학자금제도가 없어졌다고 알리고 노조간부들끼리 학자금을 나눠 쓰는 등 조합비를 비적절하게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순교통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의 조합회계장부를 입수해 살펴보다가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며 “조합간부 한 사람이 많게는 4~5차례에 걸쳐 학자금을 지급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입수한 회계장부에는 광주 모 경찰서와 전남 H경찰서 등 3곳의 경찰관들은 물론 상부지부인 한국노총에도 조합비로 식사나 유흥 등의 접대를 정기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화순교통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05년 한 해 동안 수백만원의 조합비가 경찰들의 접대비로 지출된 내역이 회계장부에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당초 지난 12일 오전 광주지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K씨 등의 비리사실을 폭로하고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었지만 문제가 불거지자 K지부장과 노조간부들이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계획을 취소했다.

현재 K지부장은 11일자로 회사에 사표를 제출한 상태며 대의원 등 간부들도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화순교통 비상대책위원회는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지만 K씨 등이 계속 노조운영에 관여할 경우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접대비 파문이 일자 전남 H경찰서 등은 비상대책위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혐의가 예상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내사에 착수했다.

H경찰서 관계자는 “화순교통 노조 접대비파문은 조합주도권을 두고 일어난 내부의 문제로 노조간부들이 조합비 사용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경찰 등에 접대비 명목으로 허위기재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건이 구체화되지 않아 감찰은 곤란한 상황이지만 현재 직원들을 대상으로 내사를 벌이고 있으며 사건이 정식으로 검찰에 접수되면 감찰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