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앞 광장에서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대치하고 있다.

한천면 폐기물종합처리장 건설과 관련해 한천면과 화순읍 감도리 주민 100여명이 9일 화순군청앞 광장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날 주민들은 ""페기물종합처리장을 마을에 짓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고 단지 모든 과정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주민들과 대화하면서 문제를 풀어가자는 건데 화순군이 공권력을 앞세워 주민들을 검찰에 구속시켰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화순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구속자들이 석방될때까지 죽기를 각오하고 시위를 벌일 것이라며 이미 문제가 되고 있는 한천면 광산폐기물 오염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화순군이 무슨 염치로 한천에 또다시 폐기물 처리장을 짓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광장앞에 모인 주민들은 군수를 상징하는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화순군은 민의를 왜곡하고 밀실행정을 통해 주민들도 모르는 행정을 펴는 등 군민들을 무시하고 있다""며 맹렬히 비난했다.

이날 주민들은 군수를 상징하는 허수아비에 대한 화형식을 할 계획이었지만 ""화형식을 할 경우 구속하겠다.""는 경찰의 경고에 화형식을 거행하지는 못했다.

구속된 아들을 석방하라며 군청앞에 드러누워 항의하고 있는 양모씨 모친과 이를 달래는 공무원들.

또 ""화순군이 폐기물 처리장을 건설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설명회는 물론 공청회도 열지 않고 몇몇 대책위원들과 군청 관계자들끼리 만나 마을에 보관돼 있던 주민들의 도장을 이용, 비밀리에 협약서를 체결하는 등 주민들은 철저히 외면한 채 주먹구구식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지난 3월과 8월, 시행사인 동광건설이 공사를 강행하면서 주민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는 과정에서 몇몇 마을 부녀자와 노인들이 건설사측 인부들에게 폭행을 당해 이가 부러지고 수주일간 병원에 입원함은 물론 수개월간의 통원치료를 받는 등의 피해를 입고 고소하자 무혐의 처리한 검찰이 불려간지 하루만에 집행위원 두명을 구속시켰다.""며 ""주민은 안중에도 없는"" 검찰과 화순군의 행정을 비난했다.

지난 8일 검찰에 구속된 양모(가암리)씨의 부인 최씨는 ""남편이 8일 아침, 오후에 잠깐 검찰에 다녀 오겠다고 말하고 나가 그런줄만 알고 있었는데 함께 검찰에 갔던 주민들이 또다른 양모씨와 함께 검찰에 구속됐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며 ""페기물 처리장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투명하고 적법한 행정절차를 밟으라고 요구하는 것이 검찰에 구속될 만큼 중한 범죄냐?""며 울분을 토했다.

최씨는 ""화순군은 추진하는 사업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이를 주민들과 대화나 합법적인 법 절차를 밟아 해결하기보다는 ""주민들이 해볼테면 해 봐라""는 식의 주민들을 무시한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펴고 있으며 군민들의 목소리를 행정기관에 전달하고 잘못된 행정을 감시해야할 군의원조차도 주민들을 외면하고 있다.""며 화순의 앞날이 너무 어둡다고 한탄했다.

시위를 벌이고 있는 주민들에겐 이대로 가다간 장차 자녀들도 이런 일로 군청앞에서 시위를 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절박감이 숨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한편 이날 시위를 주도한 양모씨는 ""화순군이 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밟고 주민들에게 설득력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등 주민들을 다독일 생각은 않고 주민들에게 ""무조건 양보""하라고 요구하다가 이제는 회사를 앞세워 주민들을 검찰에 구속킨 것은 주민들과 더 이상 어떠한 대화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화순군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주민들을 무시한 밀실행정은 결코 용납되선 안된다며 화순군이 적법한 절차를 밟고 주민들과 함께 쓰레기장 문제를 고민하면 주민들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김모(금전리)씨는 ""화순군이 군민들이 있어야 군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군민들을 우습게 알면서 군민들이 믿고 따라갈 수 있는 행정을 펴지 못하고 군민들의 반발만 키우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기위해 한천면 주민들이 목소리를 모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화순읍 일대를 돌면서 시가행진을 벌이며 시위의 목적을 설명하고 있다.

한편 주민들은 이날 군청앞 시위에 이어 화순읍 광덕택지지구를 비롯한 화순읍 일대를 돌며 ""우리는 한천에 폐기물종합처리장이 들어서는 걸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화순군청의 밀실야햡 행정 중단을 요구하며 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적법한 절차에 의한 투명한 행정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화순군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 화순경찰서 앞에서 ""경찰이 군 행정에 동조하지 않고 군민을 울리지 않는 공정한 수사를 펴 줄 것""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구속자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했다.

이날 주민들은 ""시행사인 동광이 주민들의 동의도 얻지 않고 사유지를 공사장 진입로로 무단 사용하려 하는데도 군에서는 주민들의 잘못만을 주장하면서 애궂은 주민들만 감옥에 가뒀다.""며 구속된 주민들을 석방하라고 외쳤다.

한편 항간에선 두 양씨의 구속을 놓고 ""동광에 의해 공무집행방해죄로 구속됐다.""는 의견과 함께 ""공사현장에 세워져 있던 판사의 판결내용이 담긴 입간판을 훼손한데 따른 괘씸죄가 적용됐을 것.""이라는 설이 난무했다.

화순군은 한천면 주민들의 시위에 대해 2002년 부지가 선정될 당시 주민들이 선정한 대책위원회와 지난해 8월까지 2년여간의 협상을 거쳐 적법한 절차를 밟고 설명회를 하는 등 공사를 추진해 왔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주민들은 화순군을 상대로 폐기물처리장 전면 무효를 위한 행정무효소송을 진행중에 있으며 시행사인 동광은 주민들을 상대로 공사장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해놓고 있다.

화순군은 현재 행정무효소송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공사를 진행할 수는 있지만 공사현장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가암리 마을을 지나야하는 관계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현장에 장비를 투입하지 못해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