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이 발주한 대부분의 석축 공사가 부실 시공되고 있어 당국의 철저한 감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태풍 메기로 인한 수해 복구 공사 중 석축 설계된 거의 모든 석축 공사는 부실의 도를 넘어서고 있다.
석축공사가 진행되면서 부실여부를 판단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그 과정이 생략된채 공사가 마무리 됨으로써 석축의 안전성조차 의심되고 있다.
화순군은 수해복구 공사 431건을 389억1천만원의 예산으로 지난 12월 발주했고 이중 25개 공사가 석축 공사로 발주됐다.
석축 공사는 메 쌓기와 찰 쌓기 두 종류로 나눠지는데 화순군은 대부분 찰쌓기(練積, wet masonry)공법으로 설계했다.
화순군 관계자는 “이번 수해복구에 석축으로 설계 한 곳은 대부분 메쌓기(돌만으로 석축을 쌓는 것) 공법으로 시공됐던 곳이었다.""며 ""이를 보강하는 차원에서 메쌓기 보다 더 견고하고 시공비도 절반 정도 저렴한 찰쌓기 공법으로 설계했다.”고 말한다.
메 쌓기 공법은 콘크리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쌓는 공법이고, 찰 쌓기 공법은 돌과 돌 사이에 콘크리트를 채워 넣고 석축의 표면을 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를 섞은 것)를 사용해 마무리하는 공법이어서 훨씬 견고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찰쌓기 식 석축공사가 시공 과정에서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돌과 돌을 맞물려 촘촘히 쌓고 돌들의 접착력을 높이기 위해 콘크리트로 틈을 붙여주는 찰쌓기 석축공법이라기 보다 돌로 대충 쌓고 그 사이를 콘크리트로 메꾸고 표면에 모르타르를 발라 큰 돌로 쌓은 것 처럼 선만 그어 놓고 있다.
지난 18일 확인한 H면에 시공된 석축 공사현장은 돌과 돌이 촘촘히 맞물려 있지도 않을 뿐더러 돌과 돌 사이의 틈에 콘크리트도 제대로 메꿔져 있지 않아 돌의 접착력을 높이기위해 콘크리트를 사용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돌 틈을 메꾼 콘크리트도 손으로 긁으면 떨어져 나가고 있고 돌의 틈을 메우기 위해 큰 돌 사이에 끼워넣은 작은 돌들도 손으로 만지면 밖으로 나온다.
이렇게 시공된 표면에 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를 섞은 것)로 큰 돌 크기만한 굵직한 선을 발라 공사를 마무리하면 돌들이 틈없이 촘촘하게 쌓여졌는지 그나마 돌 틈에 콘크리트가 제대로 메꿔졌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문제는 H 면의 경우 뿐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이 그와 같은 현상이다.
심한 곳은 석축이라기 보다 콘크리트에 대충 돌만 끼워 넣은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표면 전체를 콘크리트로 발라놓은 곳도 많다.
이에 대해 석축 전문가 모씨는 ""석축의 수명은 20년정도이지만 찰쌓기 공법으로 시공할때는 지켜야 할 사항들이 많은데 이를 지키지 않고 시공하면 1년도 지키지 못한다.""고 경고하면서 ""석축은 돌들이 촘촘하게 맞물리고 콘크리트가 잘 채워질수록 견고하다.""고 말한다.
한편 화순군은 수해복구공사에서 부실시공된 공사는 철저한 준공검사를 통해 전면 재시공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한다.

석축이라기 보다 옹벽에 가까울 정도로 시공해 놓은 H읍 어느 제방석축.

돌이 촘촘히 쌓아지고 기초단계에서 견고하게 시공된 석축은 모르타르로 마무리 했을 때 차이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