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마을 10리 길 가로수를 10여 년 동안 남모르게 가꾸어 온 장애 출향 인이 3일 화순군 정례조회석상에서 군수 표창을 받았다.
상을 받은 사람은 광주광역시 양동에 사는 정형남(丁亨南 65세)씨.
정씨는 북면 와천리에서 어려운 농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많이 배우지도 못하고 농사를 도우며 자랐고 25세 때는 소달구지 사고로 한쪽 다리에 장애를 입기도 했다.
마을 인근에 있는 와천 주조장에 취직, 소달구지로 막걸리를 배달하다 당한 사고 였다.
1980년 동복 댐이 막아지면서 마을이 수몰되는 바람에 광주로 이사를 하게 됐다.
광주에서 이것저것 해 보았지만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금은 생활보호대상자로 공공근로사업장에 나가고 있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어려운 정씨지만 고향에 대한 정은 남달랐다.
1994년부터 고향마을 도로변에(군도4호선) 가로수를 심기 시작했다.
매년 조금씩 벚나무도 심고, 백일홍도 심었다.
단풍나무도 심고, 개나리도 심었다.
푼푼이 모은 돈으로 묘목을 싸고 혼자 고향을 찾아 나무를 심었다.
심기만 아니라 가꾸기에도 정성을 들였다.
풀도 베어주고 칡넝쿨을 없에주고 비료도 주고 병충해 방지를 위한 농약도 했다.
혼자가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고향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정씨가 그 동안 심은 나무는 모두 600여주, 10리(4Km) 길에 가로수가 자라고 있다.
가로수가 자라는 만큼 고향에 대한 사랑도 자란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의 정분도 두터워지고 있다.
적어 보이지만 큰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군수의 표창을 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