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민신문=안호걸] 일제강점기 머나먼 태평양 섬에서 희생된 한국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전남 화순의 한 대안학교 학생들이 나선다.

30일 지오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중고등 재학생과 멘토교사 등 10명은 다음달 10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사이판과 티니안섬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은 전남도교육청이 지원하는 청소년미래도전프로젝트에 선정돼, 역사 바로알기와 국외 교류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사이판과 티니안은 깨끗한 자연환경 덕에 관광지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태평양 전쟁 중 많은 한국인이 비행장건설 등 강제동원의 아픔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티니안은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떨어뜨렸던 두 개의 핵폭탄을 실은 비행기의 출발지로도 유명하다. 또한 이곳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가정을 꾸린 한국인들이 적지 않아, 전체 인구의 45%가 한국계라는 얘기도 있다.

행사를 위해 학생들은 자료조사는 물론이고 여행계획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추모음악회를 위해 색소폰 등 관악기 연습에 열심이다.
학생 대표 박민서(고2) 학생은 “일제강제동원 관련 공부하면서 팀 이름을 ‘노스텔지어’(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 슬픔을 의미)로 지었다”며 “조금씩 역사를 보는 눈이 해외까지 넓어지는 것 같고 살아 있는 역사를 배우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추모음악회에는 티니안 시장이 참석예정이며, 현지의 한국인 후손 학생들과도 교류의 시간도 가질 계획이다.
이밖에 이들 두 섬 모두 태평양 전쟁 당시 연합군과 일본군의 격전지였던 만큼, 섬 곳곳의 전적지 탐방과 환경정화활동도 병행한다.
서광렬 지오학교 교장은 “여행은 걸어다니며 하는 독서라는 말처럼 아이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성장을 할 것”며 “전남도교육청에서 많은 비용과 노력을 통해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신 만큼,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부산의 강제동원역사관 방문에 이어, 올 하반기에는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의 단체묘역이 조성돼 있는 충남 천안의 망향의동산에서도 추모음악회를 가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