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민신문=박준희 기자] [화순군민신문=박준희 기자] [화순군민신문=박준희 기자] 법일(화순 시적암주지, 전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반려동물을 돌보는 일은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연습]

반려동물의 종류는 진정 많지만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은 역시 개와 고양이입니다. 꼬물거리는 어린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면 정말 귀엽습니다. 제가 밖에서 일을 보고 절로 돌아오면 언제나 두 마리의 백구가 멀리서 꼬리치며 거침없이 내 품을 향해 달려옵니다. 마치 이산가족 상봉이나 하는 듯 정말이지 사랑하지 않을 재간이 없습니다. 그런데 모든 일이 그러하듯 이렇게 사랑스러운 반려동물들과 오랫동안 함께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들 동물은 단순히 나의 즐거움을 위한 장난감이 아니며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하나의 소중한 생명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지요. 내가 좋은 반려동물을 선택하고 싶어 하듯 그들도 좋은 주인을 만난다면 행운이겠지요. 당신은 이 동물의 좋은 친구인가요? 한번 스스로 질문해봐야 합니다.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대체로 반려동물은 가까운 지인을 통해, 또는 펫숍, 유기동물 입양처, 인터넷 등의 순으로 입양한다고 합니다. 입양하기 전에 가족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가족 중에 개털 알러지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는 돈이 든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사료비, 간식비, 건강을 위한 미용비등 한 달에 5-10만원 정도가 드는 것도 염두해 둬야지요. 그리고 건강검진과 예방접종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손을 많이 타기 때문에 서로에게 전염병이나 기생충 등이 감염되지 않도록 해야 하니까요. 게다가 동물들과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놀아주고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마치 아기를 키우듯 정성을 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반려동물의 예절교육]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도 반드시 예절교육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동물전문가들은 ‘세상에 말썽부리는 반려동물은 없다. 말썽을 부리게 방치한 보호자가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름 부를 때 오게 하기, ‘앉아, 엎드려, 기다려’라는 말에 따르기, 외부 잡음에 적응하기, 많은 사람들 사이를 걷는데 익숙하기. 제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기, 낯선 사람 두려워하지 않기, 다른 개에 대해 적절한 반응보이기”등의 예절교육을 해야 하며 이는 가능한 빠를수록 좋다고 합니다.

이런 교육은 이후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필요한데 아이들 교육처럼 강압보다는 칭찬을 기반으로 한 예절교육이 되어야 하고, 벌을 주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파트나 집에서 장판이나 벽지, 가구를 물어뜯거나, 가족과 사람을 공격하는 거친 성격의 반려견들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이를 “악마견”이라고 합니다만, 개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개별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한정된 집이나 닫힌 아파트라는 인위적인 환경에서 살게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것도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10년 전에 서울동물원에서 돌고래 쇼를 하던 돌고래가 좁은 수족관에서의 스트레스로 인해 심각한 질병과 이상행동을 나타내어 동물보호단체들의 요청으로 자연에 방사한 일이 있었습니다. 유명한 돌고래 ‘제돌이’의 이야기입니다.





[동일한 생명의 무게, 만생명이 함께 행복한 사회]

부처님 전생 설화(자타카) 중에 다음과 같은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비심이 많은 한 왕에게 어느 날 비둘기가 와서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매에게 쫓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왕은 비둘기를 숨겨주었습니다. 그러나 곧 매가 와서 비둘기를 내놓으라고 합니다. 그러자 왕은 매에게 비둘기의 무게만큼의 자신의 살을 주겠다고 말했지요. 그래서 저울에 자신의 살을 베어 올려놓았지만 비둘기가 더 무거웠습니다. 이어서 다른 살을 더 잘라 저울위에 올려놓기를 거듭했지만 비둘기가 역시 더 무거워서 결국 자기 온 몸을 모두 올려놓은 뒤에야 같아졌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인간과 비둘기의 생명의 무게는 같다는 것>, <모든 생명은 바로 생명으로서 동등하다>는 중요한 가르침입니다. 불교의 중요한 5가지 계율 중에 그 첫번째가 바로 생명을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불살생>계율인 것도 바로 불교가 생명존중의 가르침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부처님이 출가를 결심하게 된 고뇌의 시작은 왕인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짓는 ‘농경제’에 참여하면서 부터였습니다. 예민한 어린 싯타르타 태자는 쟁기에 걸려 고통을 받는 벌레, 그리고 그 벌레를 잡아먹는 새, 채찍을 맞아 괴로워하는 소와 뙤약볕에서 땀을 흘리며 밭은 가는 농부를 보면서 큰 고통을 느끼셨습니다. <왜 모든 생명이 함께 행복할 수 없을까>를 고민하셨고 결국 그 고민의 해결을 위해 출가를 하셔서 큰 도를 이루신 것입니다. 불교의 궁극의 목적은 <모든 생명들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 만생명이 더불어 함께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그동안 인간은 자신만의 행복을 위해 생명을 죽이고 자연을 파괴해 왔지만 결국 그것이 오늘날 기후위기라는 자멸을 초래한 것을 깨닫게 되면서 이제는 인간만의 행복이아니라 모든 생명, 자연이 함께 행복해야 인간도 행복해진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타 생명들에게도 존엄한 삶을 살 권리를]

사람 권리를 찾기도 어려운데 개나 짐승까지 존중하고 권리를 인정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100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들에게 남성들과 동등하게 선거권을 준다고 했을 때 “여자가 감히 남자와 대등하다고 하다니 건방지게”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1920년 즈음에 여성들은 남성과 같이 동등한 선거권이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불과 30년 전인 1994년까지 만해도 아프리카 최대 산업국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차별정책이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백인들은 “감히 흑인이 백인과 동등하다고 주장하다니 못된 것들”하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오늘날의 집단지성은 남녀 간의 불평등이나 인종차별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차별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보수적인 사람들은 부정하겠지만, 요즘은 남녀평등을 넘어서서 LGBTQ(레즈비언 게이, 바이, 트렌스, 큐어)등 성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들 각각의 성 정체성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논의가 세계의 거대한 주류가 되고 있습니다. 이것을 부정하면 시대의 흐름을 못 읽는 사람으로 취급을 받는 분위기입니다.

이와 더불어 중요한 하나의 흐름은 “자연과 동물도 그 스스로 존중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실제 남미의 에콰도르는 2008년 세계 최초로 자연의 권리, 생명의 권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헌법을 통과시켰고 이후 많은 나라들이 따라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흉하게 생긴 동물일지라도 그것은 사람들의 겉보기에 그럴 뿐입니다. 흑인은 그저 그렇게 태어났을 뿐이듯이 그들도 자연계에서 저런 모양으로 진화 되어왔고 그렇게 태어났을 뿐입니다. 흑인을 차별하는 백인의 태도가 잘못인 것처럼, 그렇게 태어난 것은 그들의 죄가 아닙니다. 차별하고 분별하는 인간의 잘못인 것이지요. 작은 미물도 생명이며 이들도 제명대로 살아야 할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