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화)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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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은 일찌감치 예고됐다. 전남 나주‧화순 선거구는 치열한 당내 경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신정훈 민주당 후보의 독주구도로 흘러가고 있었고, 민생당‧정의당이 후보조차 내지 못한 가운데 민중당 안주용 현 민중당 공동대표가 “진보정치로 호남정치를 복원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져 신정훈 후보를 추격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그 반향은 크지 않았다.
사실 전남 나주‧화순은 본선보다 민주당의 당내 경선이 전국적으로 더 주목을 받았다. 3자 당내 경선에서 나주시장 및 19대 의원을 역임한 신정훈 후보가 손금주 현 지역구 의원과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 회장을 누르고 본선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지역구 현직 국회의원이자 동시에 20대 총선에서 본인을 누르고 당선되었던 당신 국민의당 소속이었던 손금주 예비후보에게 당했던 패배를 설욕한 셈이었다.
이후 전남 나주·화순 선거구는 치열한 접전이나 여·야 대결구도가 아니라 민주당 신정훈 후보의 1인 활극장과 같은 무대로서 압도적인 대세론이 우세한 가운데 신정훈 후보의 최종 지지율만이 관심대상이었다.
신 당선인은 당선소감을 통해 "예선이 본선보다 더 격렬했다. 어려운 가운데 신정훈에게 기회를 준 화순. 나주시민에게 깊이 감사하다“며 "국정을 개혁하고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 당선인은 1964년 전라남도 나주군에서 태어나 양산초, 영산포중, 광주인성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였다. 고대 재학시절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으로 3년 복역하다 출소 후 전국수세폐지대책위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농민운동을 시작했다.
제5회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전남도의원에 당선돼 정치에 입문했고, 재선의 나주시장과 제19대 국회의원(나주·화순)을 역임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017년부터 1년여 동안 대통령비서실 농어업비서관을 지낸 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전남도지사직에 도전했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1차 탈락했다. 지방선거 탈락 이후 그는 지난해 4월부터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역정책공약특별위원장을 맡았다.
신 당선인은 한전공대를 기반으로 한전과 에너지 신산업, 민간기업 등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에너지 밸리를 나주지역의 미래 먹거리로 만들고, 화순을 ‘바이오 메디컬 허브’로 조성해 백신특구를 기반으로 생물의약산업의 메카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는 야심찬 공약을 발표했다.
여기에 더해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 나주 원도심 도시재생, 농업농촌의 활력 회복 등 산적한 지역 문제를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갔다.
신 당선인에게는 앞으로 두 가지의 과제가 놓여 있다.
하나는, 한전공대 개교와 방사광가속기센터 유치를 통한 글로벌 에너지산업의 거점도시 육성 공약의 실현이다. 집권 여당의 재선 국회의원이 되어 나주, 화순 발전의 획기적 계기를 마련하겠다며 약속한 신 당선인의 당찬 포부이기도 하지만 워낙 굵직한 사업이라 막대한 예산과 사업 실효성의 문제를 들어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 시선이 적지 않다.
또 하나는, 지역 패거리 정치의 극복 여부다. 4년 전 녹색돌풍의 국민의당의 공격에 무너진 이유가 끼리끼리의 지역 정치의 구태에 지역민들이 염증을 느껴 심판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였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도 보여 지듯이 현재 보수당들의 몰락의 원인 또한 외연을 넓히지도 못한 채 미래에 대한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 끼리끼리의 패거리에 갇혀 지낸 결과라고 평가된다. 신 당선인은 보수당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구태의연의 패거리 정치를 늘 경계하며 냉엄한 민심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앞으로 여의도에 재입성을 하게 될 신 당선인이 전자의 과업들을 기필코 달성하고, 경선 이후 흩어진 당내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보여준 큰 리더쉽을 계속해서 발휘한다면, 그의 외연은 넓어지고 지역정치의 한계를 넘는 큰 정치인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호성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