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 동복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화가가 있었다. 서양화의 선구자였던 아버지 오지호 화백의 예술혼을 이어받은 그는, 본인 역시 오방정색의 세계로 한국 미술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오방색의 화가’ 고(故) 오승윤 화백(1939~2006)이다.

오방색을 바탕으로 세상의 원리를 표현하며 자연과 생명의 조화를 보여주고자 했던 오승윤 화백은, 우리 민족의 정서와 우주의 원리를 표현한 풍속화와 풍경화의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 받으며 ‘오방색의 화가’로 알려졌다.

그런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지난 5월 31일부터 오는 6월 18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오승윤’전을 개최하고 있다. 99년 광주신세계갤러리 초대전 이후 20년 만에 마련된 이번 광주 전시는 풍수와 꽃 작품 등 총 3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1999년 작 ‘풍수’가 최초로 공개되어 전시되고 있으며 다수의 판화 작품이 한 자리에서 전시되는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그 외에 판화 작품으로는 ‘금강산(봄)’, ‘지리산’, ‘새벽’ 등이 전시되며, 원화 작품으로는 ‘산간과 마을’, ‘꽃’ 등이 전시되어 오승윤 화백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1939년 개성 출신의 오승윤 화백은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 다수 입선·특선했고 1976년 국전 문화공보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후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창설 교수로 활동하였으며 프랑스 아카데미 드 라 그랑드 쇼미에르에서 공부했다.

프랑스에서 돌아온 뒤에는 교수직을 내려놓고 작업에만 몰두했다. 1996년 몬테카를로 국제현대미술전에서 특별상을 받았으며, 1999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프랑스 미술지 ‘위니베르 데자르’(Univers des Arts)의 표지를 장식했다. 한국과 유럽화단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작가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프랑스 평론가 파트리스 드 라 페리에르는 오승윤에게 “20세기의 거장”이라는 칭호를 주며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