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읍 삼천리 일대에 신축중인 화순축협 종합청사(본점, 하나로마트).

화순농협(조합장 이형권)이 ‘계통 간 판매장 설치 시 거리기준’에 일치하지 않는 화순축협(조합장 송태평)의 하나로마트 신축에 합의, 조합원들 사이에선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화순농협이 이를 외면하고 두 조합 간 빅딜을 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어 농협화순군지부 차원의 관리감독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선출직 조합장의 경우 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들의 이익과 권익을 대변해야 하는 것이 조합장의 의무와 책임인데도 이를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화순농협과 화순축협 및 조합원 등에 따르면 화순읍 삼천리 537-4외 일대에 지상 2층 규모 500평(1653㎡) 매장 면적의 화순축협 종합청사(본점 및 하나로마트) 기공식이 지난해 10월 30일 이뤄진 가운데 올 안에 본격 개장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화순축협은 그동안 하나로마트 장소가 현재 축협 본소(本所)가 있는 빌딩 지하에 위치, 마트 이용에 고객들이 불편했던 주차장 문제도 말끔히 해소될 것으로 전망, 조합원들 외에 일반인들의 이용자들이 늘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화순축협 마트와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는 화순농협 하나로마트의 이용자 감소와 매출 하락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조합 안팎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회원조합 지도‧지원 규정 중 ‘계통 간 판매장 설치 시 거리기준’에는 판매장 면적이 990㎡이상~1980㎡미만인 경우 화순지역 같은 중소도시는 900m가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화순농협 마트와 축협 마트와의 직선거리는 863m에 불과, 이에 일치하지 않아 마트 설립이 불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다.

다만, 이 규정 5항에는 ‘이전 예정지가 종전의 계통판매장과의 거리보다 더 멀리 이전하거나 당해 계통조직 간 합의를 거쳐 지역본부장이 승인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2016.12.28.개정)’로 규정, 화순축협의 마트 설립이 법적으로는 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일각에선 조합장이 조합원들의 실익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어야 했다는 비판도 흘러나오고 있다.

화순농협 조합원 A씨는 “조합의 경제사업과 조합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기에 조합 간 즉흥적 합의보다는 조합원들의 실익을 위해 보다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고 마트 신축을 반대하는 게 도리다”며 “조합이 조합장 개인의 전유물이 아니기에 조합원들과 이사 및 대의원들과도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했어야 하질 않느냐”고 성토했다.

화순축협 마트 관계자는 “거리제한이 걸린 것을 화순농협하고 합의해서 축협마트 설립이 가능하게 됐다”며 “향후 마트가 개장하면 위치상 도로가에 인접해 차량의 진출입이 용이하고 편리한 주차장이 구비돼 이용자들이 현재보다 많이 늘어날 것이다. 화순농협 마트 1일 매출에서 약 2천만원의 손실이 예상 된다”고 말했다.

또한 화순농협 마트 관계자도 “현재 1일 매출이 8천여만원 수준인데, 축협매장이 들어설 경우 매출의 30%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 된다”며 “매출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광주 남구나 동구지역 고객 유치를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 조합의 유통 전문가들도 축협 마트가 들어서게 되면 화순농협 마트의 매출 손실 가능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화순농협 마트 관계자는 “화순읍 광덕지구에 신규 금융점포를 낼 수 있도록 화순축협 측으로부터 양해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양 조합 간 빅딜설을 짐작케 했다.

화순축협 마트 신축 합의와 관련, 이형권 조합장은 “조합에서 합의를 안 해 준 영광 등 타 시군 조합의 경우 소송에서 결국 패소했기 때문에 화순축협 마트 신축을 허락해 준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조합장은 “화순농협 발전의 공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반반이다”며 “화순축협 마트가 들어설 경우 매출 손실이 된다는 것은 추정일 뿐이다”고 반박했다.

농협화순군지부 관계자는 “신축 중인 축협 마트가 화순농협 마트와 거리제한에는 걸리는데 조합장 간 합의해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다”며 “또 이는 조합 이사회의 심의 사항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축협마트 신축으로 매출 손실 등 피해가 우려 시 조합원들이나 직원들이 농협중앙회에 건의나 항의는 할 수가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화순지역에는 현재 롯데슈퍼, e식자재마트 등 대형마트를 포함해 아파트 상가 내에 농부팜, 농부마을, 청전 등 중소형마트도 들어서 유통시장 포화로 인한 상호 경쟁이 어느 지역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