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온천 전경

지난 11일, 화순읍에 소재한 화순온천 사우나에서 70대 노인이 의식을 잃고 사경을 헤맬 때
이 온천 직원의 신속한 대처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주민의 목숨을 구한 주인공은 화순온천에서 4년째 근무하고 있는 허모(46세, 남) 씨이다.
취재 차 그곳에 찾아가 이야기를 듣는데 본인의 이름을 알려주는 것과 얼굴사진을 찍는 것을 극구 사양했다. 자신은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

그날 신속한 조치와 응급처치를 통해서 목숨을 건진 손님은, 열흘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온천장에 들렀다. 그런데 꽤 긴 시간동안 안 나오시다가 그날 나오셨다. 저온탕에 몸을 담근 채 오래 계시는 게 불안해서 괜찮은지 여쭤보며 손님의 동정을 살폈다.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도 계속 앉아 계시기에 너무 오래 계시면 안 된다고 탕에서 모시고 나와 바닥에 앉혔는데 5분 정도 의식을 잃었고 119구조대가 오는 시간 동안 의식을 잃었다 되찾았다 반복했다.

당황해서 급히 119로 신고했는데 하필 화순읍소방서 직원들은 모두 외부로 출동 중이라 올 수 없어 능주소방서에서 출동해 오게 됐다. 거리가 먼 곳에서 출동하니 도착할 때까지 시간이 길어져 환자가 위험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묻자 소방서 직원이 손바닥으로 환자의 가슴을 계속 반복하여 치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119구조대의 차량이 도착할 때까지 가슴에 자극을 주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몇 분 후 119구조대 차량이 도착하여 병원에 이송했고 환자는 무사히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허 씨는 평소에도 손님들이 욕탕에 들어와 계실 때면 한 분 한 분 몸상태나 거동에 이상이 없는지 살펴본다고 한다. 특히 나이 드신 어르신일 경우에는 더 신경 쓴다고 했다. 그리고 어르신들은 탕에 몸을 담그는 것을 좋아하는데 저온탕일지라도 10분 이상 계시면 위험해지므로 시간을 체크해서 알려드리기도 하고 안색이나 움직임 등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조금이라도 무리가 되거나 위험할 것 같으면 바로 나오시라고 하여 위험을 예방한다고 했다.

칠충로 거주하는 최모(74,여) 씨는 허 씨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젊은이다. 너무너무 고맙다. 그런 직업정신을 갖고 있는 젊은이가 있어 좋다!”고 본인이 구조된 것인 양 기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