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에서 그동안 호남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은 자못 지대한 것이었다. 민주화와 상대적 진보를 외치면서 해방 이후 한국정치의 한축을 담당하면서 민주주의의 완성과 정치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특히 ‘김대중’이라는 걸출한 정치인은 수준 높은 정치의식을 가진 호남인의 정치적 욕구를 대변해주었고, 우리 민족 역사상 처음이라는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어냈다. 하지만 김대중 이후 호남정치는 몰락하였고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더욱 위축되어 수준 높은 호남인의 정치적 여망과 염원을 대변해 줄 지도자는 부각되지 못하였다.



하지만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였고 호남정치 복원을 통해서 한국정치를 발전시키고 새로운 시대의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의 탄생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7월 26일 치러졌던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에서 송영길, 이해찬, 김진표 3인이 컷오프를 통과하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 그리고 집권여당이다. 고흥출신 송영길 의원이 예비경선을 통과한 것은 호남정치 복원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순간 당내에서는 유력한 대권 후보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 여의도 정가의 분석이다. 이번에 당대표에 출마한 중진들 모두가 다음 대선에 후보로 나올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한다. 일각에서는 그래서 단일화 논의도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다. 



송영길 의원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민주당, 새로운 리더십'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세대교체’에 초점을 맞췄다. 17개 시도를 순회하며 내달 25일까지 장기 레이스를 펼치는 것도 송영길 의원에 유리한 측면이다. 안정보다는 상대적으로 변화와 혁신의 목소리가 높은 송영길 의원이 시간이 거듭될수록 바람을 일으킬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김대중 이후 호남정치의 구심점이 될만 할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낙후와 소외를 극복하는 대안은 김대중에 버금가는 호남출신 정치인을 양성하는 길 외에는 없다.



김대중을 보라. 김대중에 대한 호남인들의 지지는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폭발적인 것이었다. 시대정신을 잃지 않으면서 천하를 읽는 냉철한 혜안과 정치적 감각을 가지면서 미래를 준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송영길 의원이 이번 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서 컷오프를 통과하면서 호남정치 복원의 중심이 될 수 있는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고 또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송영길은 운동권 출신의 인권변호사였다. 군사정권 시절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이고 인천에서 건설현장 배관용접공, 택시운전사, 등을 하면서 7년간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나이 서른에 사법시험에 도전하여 변호사가 되었다.



송영길은 시대정신을 잃지 않고 치열하게 80년대 이후를 관통해오고 있다. 민주화 투쟁, 변호사,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등을 하면서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으로 북방 외교와 경제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고 있다.



‘줄탁동시(닭이 알을 깔 때에 알속의 병아리가 껍질을 깨뜨리고 나오기 위하여 껍질 안에서 쪼는 것을 줄이라 하고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리는 것을 탁이라 함)’ 송영길이 호남정치 복원의 중심에 서려면 시대정신과 미래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호남인들은 아낌없는 사랑과 지원을 통해 호남정치를 복원시켜야 한다.



송영길과 호남사람들이 同時에 노력을 하고 성과를 내야만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는 ‘호남정치 복원’이 되는 것이다.



호남정치 복원을 준비하는 정치인은 시대정신과 미래비전을 준비하고 갖춰야 하고 호남정치 복원을 염원하는 호남인들은 옥석을 구분하여 인물을 키워야 한다.



진보와 보수, 지역구도가 맞물려 있고 수도권의 세가 막강하고 호남의 지역세가 날로 약화되고 있어 또다른 호남 소외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호남출신 정치인이 전국적인 지지를 받을 있도록 ‘줄탁동시’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1997년 김대중 선생이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호남인들은 “우리한테는 시멘트 한포대도 필요없응께 정치만 잘 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