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화순’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루고 있다. 망신살이 전국을 뒤덮고도 남을 정도로 우리나라 방송과 신문을 망라한 거의 모든 언론이 ‘화순 자라탕’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일단 기자들과 언론이 좋아하는 ‘거리’이다. 자라탕, 호화보양탕, 선거, 지역 유지 등으로 제목을 뽑으면 독자와 네티즌들의 시선을 끌어 열독률과 클릭수를 높일 수 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후보들 그리고 지역유지들이 수백만원짜리 호화 보양탕파티를 벌였다고 하였다. 그리고 민주평화당 관계자는 ‘제2의초원복집 사건’이다고 주장하면서 선관위와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최경환 대변인은 4일 논평을 내고 "지난 5월 30일, 신정훈 민주당 전남선대위원장, 군수·도의원·군의원 후보, 이장 등 지역인사 수십 명이 자라탕 파티를 벌였다"면서 "경제는 파탄 나고 서민 삶은 피폐해지는데도 집권 여당 후보들이 보양식 파티를 벌였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전남도당은 "이날 모임은 지방선거 후보자가 아닌 도지사 경선 낙선자를 위로하기 위한 자리였다"면서 "조합장 선거에서 낙선한 해당 지역 번영회장이 모임을 주도해 직접 키운 닭 3~4마리를 요리했고, 비용을 지출한 것은 번영회장이 구입한 자라 2마리뿐이어서 '수백만 원 상당의 자라탕 모임'이란 주장은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팩트를 체크하면 우선 수백만원짜리 호화 보양탕 파티가 아니다. 닭 네 마리에 자라 두 마리로 백숙을 만들어 십수명이 나눠먹었다는 것이다. 시골에서 어렵지 않게 자리를 만들 수 있는 규모이다.

이른 바 부산초원복집사건은 전 법무부장관, 부산시장, 지검장, 경찰청 지방청장 등 권력자들이 선거대책을 한 자리였다. 실제로 정치적,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 사건이었다. 하지만 자라탕 사건이 일어난 곳은 인구 2000여명 정도의 시골인 화순군 이양면에서 일어난 것이다. 서울이나 대도시에 비하면 아파트 1동 규모의 조그마한 시골인 것이다.

향응제공 부분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임은 양 모씨 개인 집에서 이뤄졌고 모임을 주선하였던 오 모씨가 닭과 자라를 제공하고, 양 모, 오 모씨 부인들이 요리를 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 관계자의 향응제공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사건을 재구성하면 지난 달 27일 이양면 출신 군의원 후보 개소식에 참석한 오 모씨가 신정훈 전 의원에게 본인도 농협조합장 선거에서 낙선하고 신정훈 위원장도 도지사 경선에서 낙선했으니 서로 위로차 모임을 갖자고 하였고 그 모임에 지역 유지들을 초청하여 자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화당은 이 모임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 있는 그대로 선관위나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면 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과 다르게 왜곡 내지 침소봉대하여 언론에 발표하고 언론들은 정확한 사실관계 없이 보도함으로써 화순은 또다시 전국적으로 선거문화의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게 되었다.

화순군은 그동안 선거로 인한 많은 갈등과 후유증을 앓아왔고 전국적으로 많은 망신을 당해 화순에 살고 있는 것이나, 화순출신이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자존감에 상처를 많이 받아 왔다. 하지만 지난 14년 지방선거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고 이번 선거도 차분한 가운데 공명선거가 이뤄지고 있다는 조심스런 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지역민들은 자존심에 심대한 상처를 받았다.

민주평화당은 언론브리핑, 논평, 발언 등에서 보다 신중하고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위원장도 처신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언론도 사실관계를 보다 깊게 취재하여 국민들과 독자들의 올바른 판단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