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공공도서관앞에서 보행자와 차량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많은 보행자가 다니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보행자 안전장치는 찾아 볼 수 없다.

트럭·버스 등이 왕래하는 도로에 인도가 없어 화순읍 중학교 학생들이 보행사고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화순군이 전남의 타 군에 비해 많게는 보행사고가 갑절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임에도 화순군은 보행안전 장기 개선책에는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명품화순을 만들겠다는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본지는 지난 9월 8일자에서 인도가 사라진 한전 앞의 보행위험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문제의 도로에는 어떠한 보호 장치도 없이 인도가 도중에 사라진다. 인도를 걷던 보행자는 어쩔 수 없이 도로를 보행하게 된다. 도로는 1차선 도로이며 나주와 벌교에서 화순읍쪽으로 향하고 있어 타지에서 오는 버스와 대형트럭들이 많이 왕래한다. 이 도로 주변으로 화순읍에 있는 모든 중학교가 위치해 있다.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부모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이유다.

또한 출퇴근 시에는 갓길에 차까지 주차가 되어 어디에서 학생들이 튀어 나올지 몰라 너무 불안하다는 시민들의 반응이다.

이에 대해 화순군 관계자는 추경예산을 통해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 하고 있다. 한전앞 도로의 안전한 보행권 요구는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안전책이 없다는 것은 화순군의 군민안전에 대한 심각한 안전 불감증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지난 9월 13일 오전 10시경 화순군내버스터미널 앞에서 도로를 걷던 노인이 버스와 추돌하는 사고가 있었다. 보행자가 많은 지점임에도 안전을 위한 펜스 조차 없다. 보행자사고는 어떻게 보면 충분히 예방가능한 일이라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3년 동안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화순 보행자 사고건수는 인구가 비슷한 전남의 다른 군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9월에만 화순군 보행자 사고가 8건이나 발생했다.

전남지방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8월까지 군별 보행자 사건건수는 고흥(인구 68,469명) 29건(10,000명당 4.2명), 해남(인구76,509명) 40건(10,000명당 5.2명), 영광(인구 56,379명) 28건(10,000명당 5명), 영암(인구 61,891명) 22건(10,000명당 3.6명), 완도 (인구 54,336명) 23건(10,000명당 4.2명) 에 반해 화순(인구 66,229명)은 41건(10,000명당 6.2명)으로 제일 높은 보행자 사고 비율을 보였다.

2016년도 사고 건수는 대부분의 군 보다 약 20%정도 높은 사고건수를 보이고 있고 2015년도에는 완도군 34건에 비해서 두 배 이상인 79건에 달했다.

사실상 지방도로에 인도가 부족한 것은 화순군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전체의 문제로 이미 오래전부터 대두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보행사망자 구성비는 약 40%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18.8%)의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사상자수는 감소한 반면, 보행 교통사고 사상자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2013∼2016년 전체 보행자 사고 20만2천161건 중 73.8%가 생활도로에서 발생했다. 차도와 인도 구분이 없는 생활도로에서 해마다 1천200명이 교통사고 등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인도가 없는 지방도로는 목숨을 걸고 걸어야 할 판이다.

갓길에 차량이 주차되어 있으면 보행자는 사고 위험을 무릅쓰고 도로로 다녀야 한다. 손에 짐을 들거나 핸드폰을 보면서 걷다보면 사고의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화순군은 예산이유로 장기적 방안 마련에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며 중장기 계획 수립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모양새다.

화순군 관계자는 “사업조례에 의거, 부분적으로 인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우선 선관위에서 성심병원까지와 경찰서에서 종합병원 사거리까지 국민안전처에서 2016 보행환경개선 공모사업(국비20억)이 확정되어 공사가 진행중에 있다. 주민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며 전기 및 통신주까지 지중화가 되면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보차도가 분리 되므로 보행환경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면서도 “예산 문제로 구체적인 장기적 마스터플랜을 만들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몇몇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보행안전을 위해 임시방편이 아닌 중장기 자구책을 수립하는 모습은 화순군과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충남도의회 모 의원은 인도 없는 통학로 해결을 위해 인도 설치와 ▲충남교육청과 충남도청이 함께하는 어린이 통학로 안전대책 전담 TF팀 운영 ▲보도설치 및 관리지침의 최소기준 1.2m 미만의 통학로 실태점검 및 대응전략 수립 등을 제안했다. 경남도는 도로환경을 자동차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경남 보행안전구역(G-walking safety zone)’ 사업을 추진, 도로에 보도를 신설하고, 터널·교량 등으로 보행로가 단절된 구간을 연결한다. 또한, 고원식횡단보도, 속도저감시설, 속도규제 안전표지판 등 안전시설을 추가로 설치해 도민들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계획등을 수립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인도 비율이 낮고 재정상 이유로 보행자 안전 문제 해결이 일시에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명품화순과 쾌적한 화순을 만들기 위해 적어도 중장기 마스터플랜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화순읍에 거주하는 최 모씨는“화순군 6만5천여명 중 화순읍에만 4만1천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화순읍의 모든 중학교가 다 문제의 도로에 인접해 있다. 명품화순 만들기 위해서는 임시방편적인 일부 도로의 개선보다도 전체적인 보행로 안전을 위한 중장기적인 안전도로정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