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재단(대표이사 직무대행 정민곤)과 북해도문화재단(이사장 이소다 겐이치) 공동주관으로 지난 1~2일 일본 북해도 콩카리뇨(コンカリーニョ) 극장에서 열린 한·일 전통예술단의 합동공연 ‘한국 일본 영웅호걸의 만남’이 뜨거운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이번 공연은 광주의 ‘전통연희놀이연구소(대표 정재일)’와 북해도의 전통예능집단 ‘란뵤시(乱拍子·대표 무라바 타츠히코)’가 함께 출연해 150석 객석을 가득 채운 북해도민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한국의 징, 꽹과리, 장구, 태평소와 일본의 북, 피리가 어우러진 오프닝을 시작으로 란뵤시팀의 사츠키 신다이코(하나의 북을 치며 춤을 추면서 홋카이도 대지의 숨결을 표현한 북 연주)와 홋카이렌지시(홋카이도 눈 속에서 춤추는 흰 사자의 춤)는 북해도만의 힘있고 경쾌한 북소리와 악기연주로 본 무대를 꽉 채웠다.

다음으로 전통연희놀이연구소의 설장구놀이(장구재비 개개인이 기량을 뽐내며 추는 놀이)는 한국만의 경쾌한 꽹과리와 징, 장구 소리로 북해도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공연의 백미는 바로 이어진 무등산 호랑이탈춤. 1명이 사자탈을 쓰고 2~3마리가 어우러져 춤을 추는 북해도 사자탈춤과 다르게 2명이 1조가 되어 호랑이의 머리와 꼬리가 되는 호랑이탈춤은 광주와 북해도 탈춤의 다른 점을 눈으로 직접 보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북해도민들이 직접 호랑이탈을 쓰고 체험해보는 시간은 높은 호응도를 보여 예정공연시간보다 30분이나 연장되기도 했다. 북해도민 2명과 아이들 4명이 호랑이탈을 쓰고 직접 호랑이가 되어 춤을 춰 많은 박수를 받았다.

호랑이탈춤을 체험한 코이즈기 타카데루(39·小泉貴照)은 “평소 란뵤시 공연단의 전통예술을 즐겨 보는 편”이라며 “아내의 직장인 보육원을 통해 알게 된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한국 공연을 보게 돼 기대가 컸는데 직접 호랑이탈춤을 쓰고 체험해보니 즐겁고 한국 전통문화를 직접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 아이들도 체험을 통해 한국 호랑이가 되어 볼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삿포로 주대한민국 영사관 홈페이지 메인화면에도 소개될 만큼 북해도와 북해도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았다.

한편, 광주문화재단 김종률 사무처장과 북해도문화재단 이소다 겐이치 이사장은 공연 이후 간담회를 통해 각 지역의 삶과 환경이 그대로 묻어나는 동물연희 탈춤공연에 대한 의견과 앞으로의 발전 기대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종률 사무처장은 “광주와 북해도가 동물연희를 바탕으로 한 전통예술 합동공연을 하게 된 것은 두 지역, 넓게는 두 국가의 삶과 풍속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귀중한 교류라 생각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를 발전시켜 점차 아시아 국가 간 동물연희 공연축제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