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유공자회 화순군지회는 17일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너릿재 공원 5‧18 기념비를 찾아 5·18민주항쟁 기념 추모제를 봉행하며 영령들의 숭고한 넋을 기렸다.

화순 너릿재는 1980년 5‧18민중항쟁 당시 계엄군의 학살과 폭압에 항거하고자 화순군민들이 광주를 향하여 뛰어넘던 피어린 현장이고 그해 5월 21일 오후3시경 계엄군의 무차별 총기 발사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위해 사수한 현장이다.

현재 국립5·18민주묘역에는 故 홍남순님, 故 김영철님 등 화순출신 34분의 영령들이 안치되어 있다.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과 5‧18영령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추모제는 구충곤 화순군수를 비롯한 신만식 5‧18화순유공자회 회장 등 많은 회원들이 참석하여 민주주의를 지켰던 오월 영령들의 뜻을 받들었다.

1980년 5월의 민주화운동은 국가 폭력에 맞선 반독재 투쟁이다. 고통 속에서 피로 쓴 5월의 역사에는 민주화에 대한 국민의 시대적 열망이 오롯이 담겨 있다.

민주항쟁이 우리사회에 기여한 바는 막대하다. 무엇보다도 군부독재의 오랜 그늘에서 민주화의 길을 열었다. 박정희 18년 장기집권과 전두환, 노태우 군사독재 12년을 포함한 30년의 군부독재를 종식하는 힘은 여기에서 나왔다. 오월정신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져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이뤄냈고, 15년이 지난 1995년에는 12.12 반란과 내란 혐의로 전두환, 노태우를 법정에 세웠다. 문민정부를 표방한 김영삼 정권 이후 군부 내의 사조직인 ‘하나회’가 청산되어 군부 쿠데타의 가능성이 원천봉쇄 되었다.

우리는 이를 통해 그토록 갈망하던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고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어도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역사다. 처음에는 광주사태라고 하던 명칭도 5·18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바뀌고, 고귀하고 숭고한 정신의 명예를 되찾아 희생자의 묘역을 국립 5·18민주묘역으로 명칭을 격상하고 국가지정기념일로 매년 행사를 치루고 있다.

한편 극우보수 권력이 거부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이번 5·18기념식에서 제창할 수 있게 된 것은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 많은 국민이 애창한 노래다. 지난 2003년 5·18 민주화운동 첫 기념식에서부터 2008년까지 본 행사에서 제창됐으나 이명박 정부 때 '종북 시비'에 휩싸이면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식전 행사에서 일부 인원만 부르도록 제한했었다.

이날 추모제에 참석한 구충곤 화순군수는 “5월 목숨이 오가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놀라운 시민의식과 절제력으로 대동정신을 실천하며 세계 시민항쟁 역사에 유례가 없는 공동체의 모범을 보여줬다.”면서 “민주‧정의‧인권존중 정신의 계승을 다짐하며 5‧18 민주정신을 화순에서 완성하겠다.”라고 말했다.

5‧18화순유공자회 신만식 회장은 “유가족 여러분 오월가족으로서 자긍심을 잃지 마시고 당당하게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먼저 간 오월영령의 뜻을 계승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하면서 “험난하고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안고 위대하고 숭고한 정신으로 민주주의 발전의 원동력으로 자리 잡아 나가는데 앞장서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