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혼례식이 끝나고 기념촬영

2016 화순 힐링페스티벌이 10월 30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갖가지 풍성한 행사로 관람객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준 이번 힐링푸드 페스티벌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화순군이 후원하고 능주향교(전교 서상연)에서 주최한 ‘전통혼례식’ 이었다.

10월 29일(토) 오전 10시, 2016 화순힐링푸드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하니움스포츠문화센터 잔디구장에서, 필리핀 다문화 가족 1쌍을 대상으로 진행된 전통혼례식에는 쌀쌀한 가을 날씨 임에도 불구하고 능주향교 유림들이 쌍방 가족대표로 대거 참석하고, 축제장을 찾은 많은 관람객들이 요즘 보기 힘든 전통혼례식을 관심 半, 호기심 半 으로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추억속으로 빠져들며 흥미롭게 지켜 보았다.

서상연 능주향교 전교의 총괄 지휘아래 치러진 이 날의 전통혼례식은 문병운 전 능주향교 전교의 창홀(唱笏, 漢文으로 순서를 부름)과 최현진 전통혼례식 전문MC가 사회를 보았다.

전통혼례식 주인공인 임종락(1967년생)씨와 필리핀 신부 마르샤 글로리아(1976년생)씨는 이미 2남2녀의 자녀를 둔 다문화 가족이다. 하지만 한국 고유의 전통의 ‘멋’과 ‘미’가 살아있는 한복을 입고 전통혼례를 통하여 한국문화를 새롭게 체험하고자 ‘전통혼례식’을 치르게 되었다고 신부 마르샤 글로리아씨는 수줍게 말한다.

전통혼례식을 준비하고 지휘하느라 동분서주한 능주향교 서상연 전교는 “화순을 대표하는 힐링푸드 페스티벌 개최 장소에서 이런 뜻 깊은 행사를 하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전통혼례식을 원하는 지역민들에게는 ‘고유문화’ 잇기 차원에서 전통혼례식을 저렴한 가격에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능주향교는 ‘전통혼례’장소로서 부족함이 없는 장소이다. 명륜당에서 혼례식을 하고 동재·서재에서는 폐백, 충효교육관과 교육관 앞 너른 공간에서는 피로연을 할 수 있다. 수용인원도 200~300명은 거뜬히 맞을 수 있으며 천막도 15개나 구비하고 있어 뷔폐 식사제공도 가능하다. 또한 능주향교 입구에 주차시설까지 갖추고 있다.”면서 특히, 요즘 비싼 혼례 비용으로 시름이 많은 다문화 가정이나 저소득층의 지원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1392년(태조 원년)에 현유(賢儒)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창건된 능주향교는 우리지역 最古⋅最大 향교로 2016년도에도 ‘살아 숨 쉬는 향교 활용사업’과 ‘유교문화 활성화 사업’ 선정 되어 2개 사업을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능주향교는, 해를 거듭할수록 ‘살아 숨 쉬는 향교’로 지역사회 문화·교육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으며 올해로 창건 624주년을 맞았다.

현재 능주 향교는 대성전에 공부자(孔夫子, 孔子를 높여 일컫는 말)를 위시한 '사성(四聖):안자(顔子)·증자(曾子)·자사(子思)·맹자(孟子)', 공문십철(孔門十哲), 그리고 송조 육현(宋朝六賢)을 배향하고 우리나라의 동방 십팔현(十八賢)을 옛 전통에 어긋남이 없이 그대로 종사하고 있다.

2016년 늦가을을 추억속으로 빠져들게한 ‘전통혼례식’ 장면·장면들을 사진으로 만나본다.

초롱둥이들과 기럭아범, 신랑이 입장하고 있다.

전안례(奠雁禮)-신랑이 기러기를 신부어머니에게 전한다. 이 의식은 기러기가 가지고 있는 세가지 덕목을 사람이 본 받자는 뜻이며 그 세가지 덕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러기는 사랑의 약속을 영원히 지킨다. 보통 수명이 150-200 년 인데, 짝을 잃으면 결코 다른 짝을 찾지 않고 홀로 지낸다. 둘째, 상하의 질서를 지키고 날아갈 때도 행렬을 맞추며 앞서가는 놈이 울면 뒤따라가는 놈도 화답을 하여 예를 지킨다. 셋째, 기러기는 왔다는 흔적을 분명히 남기는 속성이 있다. 이러한 기러기를 본받아 훌륭한 삶의 업적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기러기를 놓고 예를 올리는 것이다.

교배례(交拜禮)-전안례가 끝나면 신랑과 신부는 초례청에서 처음으로 상대방을 상견하게 된다. 상견이 끝나면 신랑과 신부가 서로 상대방에게 절을 한다. 이 교배례로써 두 사람은 상대방에게 백년해로를 서약하는 것이다. 교배례는 예를 나누는 순서이다. 신부가 두 손을 이마에 대고 부축을 받으며 대례청으로 나오면 초례상을 중앙에 두고 신랑은 동쪽에, 신부는 서쪽에 마주 선다. 신부가 먼저 부축을 받으며 두 번 절하면 신랑이 한 번 절하여 답하고, 신부가 다시 두 번 절하면 신랑은 또 한 번 절하여 답한다. 그런 다음 마주 앉아서 세숫대야의 물에 차례로 손을 씻는다.

합근례(合巹禮)-잔을 주고받는 순서이다. 신랑 신부가 무릎을 꿇고 앉으면 시중을 드는 시자(侍者)가 신랑의 잔에 술을 따른다. 신랑은 읍하고 나서 술을 땅에 조금 붓고는 안주를 젓가락으로 집어서 상 위에 놓는다. 시자가 다시 신부의 잔에 술을 따르면, 신랑은 읍하고 신부가 술잔을 입에 댔다가 뗀다. 이어 술잔을 신랑 신부에게 각기 주고 시자가 술잔에 술을 부어서 신랑 신부의 술잔을 서로 바꾸어 놓는다. 이때 신랑의 잔은 위로, 신부의 잔은 밑으로 바꾸어야 한다. 서로 바뀐 잔을 들어 마시되 땅에 쏟지도 말아야 하고 안주도 먹지 않아야 한다.

부부가 되었음을 하늘에 고하는 고천문(告天文) 낭독하는 서상연 전교

부모님과 하객에게 인사하는 신랑 신부

하늘땅 의 축하공연

암탉 수탉 날리기

하객들에게 쌀과 팥을 던지며 성혼행진을 하는 신랑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