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추의 王이다!' 폭염보다 강렬한 빛깔의 태양초.

처서(處暑)는 24절기 중 열네 번째 절기로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라고 할 만큼 여름은 가고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처서라 불렀다.

‘처서’는 한자로 ‘더위를 처분한다’는 뜻인데 예전에 부인들은 여름 동안 장마에 눅눅해진 옷을 말리고, 선비들은 책을 말렸는데 그늘에서 말리면 '음건(陰乾)', 햇볕에 말리면 '포쇄'라 했다. 특히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사고에서는 ‘포쇄별감’의 지휘 아래 실록을 말리는 것이 큰 행사였다고 전한다.

올해의 처서는 어떠한가?

1994년 이래 가장 덥다는 2016년 여름은 아직도 전국곳곳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하지만 하늘도 오늘이 ‘처서’인줄 알았는지 아침 출근길엔 뜨거운 태양은 여전했지만, 산들거리는 바람과 저공비행하는 고추잠자리들이 가을이 머지 않았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올해는 ‘처서’ 앞뒤로 내린다는 ‘처서비’가 내리지 않아 농작물 흉작은 없을 거 같아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가뭄이 심해 농작물들이 타들어 가서 한숨 짓는 농부들을 보면, 과학은 우주를 넘나들 만큼 발달하고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했지만, 자연앞에서는 한낱 연약한 微物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처서’이자 화순 오일장날이기도 하다.

처서의 화순 오일장날은 어떠한 광경들인지... 카메라를 들고 태양 아래로 나섰다.

건조중인 참깨대와 호박넝쿨과 꽃

감도 아닌것이 무슨열매인고?(좌), 재래종 무화과 익으면 참말 맛나죠잉~(우)

어떻게 요리해도 맛난 노각

배고플 땐 그저 밤고구마 하나면 OK!

삶아서 된장 얹어 밥을 싸먹으면 최고! 국 끓여도 좋고..호박은 버릴 것 하나 없는 유익한 채소.

"아무리 더워도 나는 싱싱한 문어다!~꿈틀 꿈틀~~", 오메~문어야....

카메라를 들이대자, 단속반원 인줄 알고 고구마 순 벗기시다 깜짝 놀라시는 할머니. 에고~죄송합니다. 할머니 시원한 곳에서 많이 파세요!

살아보겠다고 땡볕내리는 벽을 타고 오르는 오이넝쿨, 에어컨 실외기와 조화가 눈에 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