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 중인 이세상씨

오월극 ‘애꾸눈 광대’는 1980년 5·18 당시 현장에서 투쟁하다 한쪽 눈을 잃은 이지현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초연은 지난 2012년. 이씨는 연극인 신동호씨와 손을 잡고 일인극 ‘애꾸눈 광대’를 제작했다. 연기를 체계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직접 무대에 올라 오월 이야기를 절절하게 풀어냈다. 하지만 주인공 ‘광대’의 개인기 위주로 극이 흘러가면서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도 남겼다.

이후 작품은 버전 업 과정을 거쳤다. 지난해에는 양태훈 극단 얼·아리 대표가 연출을 맡고, 극중 주인공의 자아를 표현하는 두명의 남녀를 투입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애꾸눈 광대’가 올해 또 한번 변신을 시도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좀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악극’ 형식을 도입했다.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악기 연주 등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주인공 이씨와 함께 그의 젊은 시절 역을 맡은 연극배우 정이형씨를 비롯해 정일행, 강선영, 최유정씨 등 전문 연극배우 5명이 합류하면서 극의 구성이 탄탄해졌다.

‘애꾸눈 광대’는 ‘아들’을 찾는 광대의 이야기다. 작품은 이지현씨가 계엄군의 폭력으로 한쪽 눈을 잃게 되면서부터 이야기를 풀어간다. 주인공은 살아남았다는 부채의식으로 5월 진상규명운동과 민주화를 위해 온 몸을 던진다. 결국, 가정은 파탄나고 주인공은 가출한 아들을 찾아 광대가 돼 전국을 떠돈다.

연출은 극단 크리에이티브 드라마 대표 이행원씨가 맡았다. 이씨는 “5월 광주를 유년시절 직접 겪은 세대로 광주의 아픔을 연극으로 작업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악극 형식을 도입, 사람들이 광주와 오워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올해 첫 공연은 오는 17∼18일 오후 3시 빛고을아트스페이스 3층 공연장에서 열린다. 26∼27일에는 서울시청 시민청 다스락홀에서 공연을 진행하며 하반기에는 학교 등에서 찾아가는 공연도 진행한다. 6월부터 9월까지는 매월 넷째주 화요일과 수요일(오후 7시30분) 빛고을 아트스페이스에서 상설 공연될 예정이다.

‘애꾸눈 광대’는 지금까지 광주는 물론 창원, 공주, 제주, 서울, 대구, 안산 등 국내를 비롯해 지난해에는 일본 오사카에서도 공연하는 등 지금까지 70여회 무대에 올랐다. 무료 공연. 문의 062-670-7943.

기사출처 및 제공: 광주일보 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