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이 되며 사람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외부 출입이 많아져 삼삼오오 모여서 편의점 등에서 밤늦게 까지 술을 먹는 모습을 자주 본다. 하지만 기분 좋게 시작한 술자리가 2차∼3차로 이어지며, 술에 만취해 싸움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로 치닫는 것을 매일 본다.

또한 상습적으로 술에 취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경찰서에 찾아와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아마도 지구대나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들에게 업무 중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단연 술에 취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야간에 지구대나 파출소에선 강도나 도둑보다 더 상대하기 힘든 사람이 주취자가 된지 오래다. 주민들이 가까운 경찰관서에 가보면 술에 취해 경찰관에게 행패를 부리거나 가족이 올 때까지 소파나 의자에 누워있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국민들의 잘못된 인권의식과 공권력 경시풍조, 음주에 관용적인 문화, 술이 사교와 일탈을 넘나드는 이중적 기호품이고, 최근 나빠진 경제사정으로 주취자가 급격히 늘었음에도 이들을 보호할 기관과 처벌 규정이 미흡하다.

그나마 최근 주취자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2013년 5월 경범죄처벌법을 개정, 관공서 주취소란 난동 행위자에 대해 벌금(최고 60만원)을 부과하고, 현행범 체포가 가능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또한 행위가 심한 주취자에게는 손해배상 청구를 병행할 수도 있게 했다.

전문가들은 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이미 수십조원을 넘어섰고, 그중 많은 사람들은 술에 취한 상태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심각한 폭력성으로 인해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물론 술에 취한 사람은 쉽게 범죄대상이 되거나, 기분 좋게 시작된 술이 우발적 폭행, 음주 사망사고 등으로 이어져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생을 망치거나 피해를 주는 안타까운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올해는 다사다난한 한해가 아닌 무사무난(無事無難) 한 한해가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