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여고 학생들이 환자들의 쾌유를 기원하며 그린 캐리커처들

여고생들이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서 ‘미술치유’ 봉사활동을 펼쳐 암환자와 보호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학생들은 “진정한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됐다”며 화답했다.

광주 송원여자고등학교(교장 최윤수) 미술부(지도교사 최은영) 학생들은 지난 20일 병원내 1층 로비에서 ‘캐리커처 그리기’ 이벤트를 펼쳤다.

송원여고 학생들은 지난해 9월부터 월 1회 주말을 이용해 암환자가 많은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을 찾아 미술치유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송원여고 미술부 학생들의 ‘캐리커처 그리기’ 봉사활동 간이포스터.

이날 환자와 보호자들을 비롯, 면회온 환자 가족과 문병객들의 높은 관심 속에 그림을 그려달라는 신청이 줄을 이었다.

학생들은 오전9시부터 오후3시까지 환자들과 담소를 나누며, 밝은 표정의 모습을 도화지에 담아 전달했다. 환자들의 갖가지 사연을 접하며, 때론 감동하기도 했다.

“간병하고 가계를 책임지느라 고생하는 아내를 그려달라는 분이 있었어요. 스마트폰 속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을 그려드렸죠. 그 분은 ‘곧 결혼기념일인데, 선물로 전하겠다’며 기뻐해, 제가 뭉클했어요.”

1학년 차정연양은 눈시울을 붉히며, 자신이 겪은 한 환자의 사례를 말했다.

학생들은 자신들 또래나 나이 어린 암환자들도 꽤 있다는 데 놀라고, 투병중인 모습을 대하며 안쓰러워하기도 했다.

“한 어린 환자에겐 애들이 좋아하는 ‘뽀로로’와 함께 밝은 표정을 화폭에 담아 전달했어요. 아이 어머님이 눈물을 글썽이며 좋아하시더군요. 서툰 솜씨로 이렇게 큰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에, 제 가슴이 벅찼습니다.”

캐리커처 그리기 봉사활동에 참가한 1학년 이효리양은 보람되고 뿌듯한 경험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들의 재능기부는 지난해 8월의 교내축제가 계기가 됐다. 학교축제인 ‘한솔제’에서 미술전시회의 부대행사로 캐리커처 그리기 이벤트를 열어 큰 호응을 받은 것.

당시 최은영 지도교사는 “캐리커처 그리기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위안과 큰 희망을 줄 수 있다”며 병원에서의 미술치유 봉사활동을 제안,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처음엔 남을 위한 봉사라고 생각하며 시작했는데, 이제는 그 분들에게서 우리가 더 많이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됐으니, 우리들이 더 감사한 마음이에요.”

학생들은 중증질환인 암환자들의 모습을 대하며 생명과 건강의 소중함, 가족의 사랑, 진정한 봉사의 의미 등을 깨닫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암환자와 가족들의 캐리커처 그리기 봉사활동하는 광주 송원여고 미술부 학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