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문제가 되어왔던 동면 제2농공단지 레미콘 공장 허가에 대하여 구충곤 군수가 직접 잘못됐다는 것을 시인했다. “아무리 좋은 사업이어도 지역민이 싫어하고 의회가 반대하면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구 군수의 말대로, 민원이 발생하고 있으니 레미콘 공장 허가는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당초, 동면 농공단지에 레미콘 공장 허가 당시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는 것이 화순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환경 관련 부서와의 협의를 거쳤고, 농공단지 조성 기본계획에서 입주 가능한 업종에 해당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레미콘 공장 허가 결정이 나자, 지역 사회의 여론은 엄중했고, 비산 먼지 등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결국 드높은 민원에 화순군이 손을 든 모양새다.

화순군은 현재 사업주가 동면 농공단지에 입주하는 것을 포기하도록 유도하고 있고, 대체 부지 2곳을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안된 2곳에 대해서는 물류비 상승 등의 문제로 업체가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한편 이 문제는 농공단지 분양률과도 무관하지는 않아 보인다. 농공단지는 조성 이전에 분양이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분양 공고 이후 투자유치가 원활하지 않은 것이 레미콘 공장 허가와도 관련이 없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 농공단지 분양률은 38% 정도로 레미콘 공장 허가 당시와도 큰 차이는 없다.

지역 주민들이 마을 인근에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는 현상은 동면만의 일이 아니고,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레미콘 공장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는 움직임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포항시 장기면에서 이미 착공에 들어간 어느 레미콘 공장은 사업부지 주위로 5m의 옹벽을 치고, 인근 농가 사이에 나무를 옮겨 심어 완충녹지를 조성한다 해도 주민들은 반대하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주민들을 설득시키는 것뿐 아니라, 다각도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설명회, 공청회, 토론 등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동면만이 아니라, 대체 부지로 지목되고 있는 지역의 주민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공평부담의 기준을 적용해볼 수 있다. 레미콘 공장이 들어서는 데 대한 부담과 이익을 공평하게 분담하는 원칙을 세우는 것으로, 동면에 레미콘 공장이 들어서는 데 대한 보상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단지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것만으로는, 동면뿐이 아니라 어디에서도 레미콘 공장이 들어서는 것에 찬성하는 곳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레미콘 공장을 설립하는 데는 주민에 대한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보상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필요한 과제이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주민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도록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군과 레미콘 회사는 공장 설립에 관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런 연후에 다시 논의가 이루어질 때 해결 방안은 모색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