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고 날씨가 선선해지긴 했는데 미세 먼지로 마냥 맑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비가 좀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상강(霜降)입니다.

상강은 된서리가 내려 천지가 눈이 온 듯 뽀얗게 뒤덮히는 때랍니다. 아침에는 제법 쌀쌀한 날씨가 며칠 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직 서리가 내리지는 않았네요. 농부에겐 길고 힘든 한 해였지만 그래도 수확의 기쁨이 있는 때입니다.

가을걷이가 한창입니다.

이곳 저곳에서 가을 향기가 물씬 풍겨납니다. 논에는 벼를 베어낸 그루터기에서 나락 냄새가 나고, 콩을 베어낸 밭에서는 고소한 콩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농촌의 가을에는 이렇 듯 곡식 냄새와 함께 하는 것 같습니다.

정미소 일도 한창입니다.

아버지와 함께 하는 정미소 일도 바쁩니다. 이전처럼 하루 종일 정미소에서 일을 하지는 않지만 오전 반나절을 일합니다. 1년 벼농사를 지어 쌀로 만드는 정미소 일은 힘들지만 보람 있고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도 연세가 많으시고 저도 황금눈쌀 택배작업 등으로 하루 종일 일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라 일을 줄이고 있습니다. 오전에 두 세 농가만 방아를 찧어주고 있답니다. 작년에는 쓰지 못했는데 올해는 가을 정미소 풍경을 다시 써볼 생각으로 메모를 해보고 있습니다.

나락 가격이 떨어져 걱정입니다.

올해 정부에서 아무런 사전 논의나 예고 없이 주식용 수입쌀을 수입해 버렸습니다. 그 결과 조생종 나락 가격이 20% 정도 떨어져 버렸죠. 공공비축미도 우선 지급금이 작년보다 5% 정도 줄었습니다. 결국 올해 공공비축미 가격이 작년보다 5%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국민의 주식인 쌀 시장을 교란시킨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 앞섭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쌀농사 기반이 무너지고 모든 농업 분야가 함께 망하는 도미노가 우려되는 현실입니다. 올해 공공비축미 가격은 12년 전 정부 수매 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 비참하기만 합니다.

정보화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전남농업기술원에서 개최한 온라인 정보화 경진대회에서 고객관리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동안 전자상거래와 직거래를 하면서 고객을 만나고 소통했던 것들을 정리해서 참가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었답니다. 많이 축하해 주세요.

둘째 한주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7개월을 넘기고 있는데 토실토실 합니다. ^^ 이유식도 하루에 두 세 번 잘 먹고, 뒤집기를 늦게 하더니 요즘은 열심히 뒤집고 있네요. 아이를 키우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가 주는 즐거움과 행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동네 보상이형네 방아을 찧습니다.

아침을 먹고 출근해야겠네요. 가을걷이와 정미소 일로 바쁘고 몸도 피곤하지만 그래도 보람이 있는 가을날들입니다. 여러분도 가을을 맞아 좋은 결실을 맺는 날들이 되길 바랍니다. 차가워지는 날씨에 건강조심하세요. 쌀집아저씨의 농촌소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