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혜화가 작품'일상은 선물이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은 특별한 날 받는 꽃다발 같은 선물이고 기적입니다. 또한 일상은 언제나 저에게 꿈을 꾸게 합니다”

단아한 외모에 미술 전공자답게 단순한 무채색 컬러로 코디한 옷차림이 단순 세련미를 느끼게 하는 한화가는 기자와 첫 만남에서 이렇게 인터뷰 주제를 열었다.

화순전통시장에 선 한은혜화가

▪‘웃는 얼굴’의 화가 한은혜

1974년 생인 한화가는 화순연양리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조각(彫刻)’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한화가는 유년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고, 잘 그린다는 주위의 칭찬을 받으며 소녀(少女) 한화가는 ‘화가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으며, 전남대예술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며 본격적인 순수미술학도의 길을 걷게 된다.

대학 졸업 때까지 추상화(抽象畵, 가시적 형상을 모방해서 재현하는 방식을 벗어나 점, 선, 면, 색채의 순수조형 요소로 구성한 그림)를 했던 한화가는, 졸업 후 결혼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그녀의 작품사조에 변화가 찾아왔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일상적인 삶이 단조롭고 지루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른 후 생각해보니 그 때가 좋았다.”면서 그녀는 일상의 소소한 재미들을 ‘웃는 얼굴’로 표현하며 그녀의 드로잉 화두로 삼게 되었고, 한화가는 주부가 가까이 할 수 있는 국자, 도마, 냄비뚜껑 등등을 화폭으로 삼으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든 자신의 작품들이 ‘감상하는 이’들로 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한화가는 자신의 소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심화과정으로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휴학과 출산을 반복한 결과 그녀에게는 ‘세’아이’라는 선물 뿐아니라 확고한 자신의 새로운 작품세계까지 탄생하게 되었다.

화가의 꿈-주부 한은혜화가가 일상의 주방용기를 이용한 세라믹 작품

▪‘그림 좋아하는 친구들의 멘토(mentor)’가 되고 싶은 화가 한은혜

‘어린시절 꿈이 화가가 되는 것’이었다는 한화가는, 화가로서 개인전· 그룹전을 하며 어느정도 자신이 원하는 ‘화가의 꿈’을 이루어가고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지금,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지만 기회를 놓쳤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화가의 꿈을 이루지 못한 친구들의 멘토가 되어주고 싶어요” 라고 말한다.

언제나 ‘꿈’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는 한화가는 ‘꿈은 꾸면 이루어진다’라고 믿는다.

하여, 자신의 작품속에서도 등장하는 ‘웃는 얼굴’에 가미된 ‘나비나 새’는 그림그리는 친구들에게 ‘흐르는 물같은 생명력’을 응원하는 의미로, 풀이나 꽃들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자연 닮은 의지 갖기’를 염원하는 뜻인, ‘한은혜만의 디자인 요소’라 말하고 있다.

실제로 한화가는 복지관이나 병원에서 어린이들의 멘토가 되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으며, 순천이나 거리상으로 먼 곳에서도 한화가의 제자가 되고싶어 찾아오는 사람들을 대할 때면 가슴뿌듯한 보람을 느낀다고.


▪에바 알머슨(Eva Armisen)을 좋아하는 화가 한은혜

한화가가 좋아하는 화가는 지금 생존해있는 스페인화가 에바 알머슨이다.

코카콜라 광고에 그림이 사용되면서 스페인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게 된 스페인 화가 에바알미센은 ‘웃지 않은 날은 잃어버린 날과 같다’고 말하며 가족 간의 화목한 일상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가족과의 산책과 만찬, 평범한 생활모습을 유쾌하게 그린 그림을 통해 스쳐가는 순간들 속 일상의 행복이 가까이에 있음을 그리고 있다.

‘그림(painting)’이라기 보다는 ‘일러스트(illust, 책이나 잡지, 신문 등에서 내용의 이해를 돕거나 흥미를 돋우기 위하여 사용되는 삽화, 사진, 도안 등을 총칭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그녀의 작품은 뛰어난 대중성을 지니고 있으며 한국을 자주 방문하여 전시회도 가지는 ‘지한파(知韓派)’ 화가이다.

일상의 행복한 순간들을 기적이라 생각하는 한화가와 긍정적사고로 일상에서 영감을 얻는 에바 알머슨은 기자의 눈에 화가로서의 공통점이 엿보인다.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에서 작품전시를 원하는 화가 한은혜

자신의 그림을 액자로 만들지 않는다는 한화가는 프레임에서 느껴지는 ‘갇혀있는 느낌’이 싫어서라고 한다.

화가의 입장에서 고정관념을 벗어난 자유로운 사고로, 언제든 좋은그림을 가깝게 모든사람들이 접하기를 원하는 한화가는 전시장보다는 까페나 도서관 등을 전시장소로 선호하는 것만 보아도 그녀의 자유로운 영혼을 느낄 수 있다.

특이한 예로, 지난 번 광주교도소에서 처음으로 수감자 및 교도관들 대상으로 한화가 작품을 전시해 에서 크나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호평을 받았다.

이에 영감(靈感)을 얻은 광주교도소측은 새로이 이전하게 되는 일곡지구 광주교도소에 직원들 민원인, 수감자들의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도록 ‘갤러리’를 꾸밀 계획도 가지고 있다한다.


▪나의 그림이 누구에겐가 힐링(Healing,치유)이 되었으면,,화가 한은혜

한화가는, 앞으로도 문화의 사각지대인 소외받는 고아원, 요양원, 노인당 같은 곳을 찾아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여 그들에게 ‘희망’이란 고귀한 정신적 영양제를 선물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2015년 화순전대병원에서 소아암 환자를 위한 전시회에서 작품판매대금 전액을 어린환우들을 위해 전액 기증하고, 자비로 작품노트를 만들어 아이들이 스케치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도 한 한화가는 마음씨도 예쁜 화가이다.

‘그리는 자신이 즐겁고, 관람객이 행복한 교감적인 그림’을 그리는 한화가는, 요양병원 벽화 요청도 받고 있으며, 오늘도 생활속에서 누군가 에게 기쁨을 주고, 보이지 않는 힘이 되고자 한다.


▪일상은 고귀한 선물이다

“그림을 좋아하는 이들이여~꿈을 버리지 말고 ‘화가의 꿈’을 이루도록 하세요!” 라고 말하는 한화가는, 한화가의 작업실 ‘화가의 꿈’에서 지난 1년동안 한화가를 보조하며 그림을 그려온 제자들이 ‘개인전’을 열던 날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주부라고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영역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여성미술학도들이 소질을 계발하고 계승시킬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싶고, 자신의 메시지가 담긴 책도 발간하며 공부도 더 하고 싶다는 한화가의 욕심은 끝이 없다.

아직 젊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나중에 호호백발 할머니가 되어서도 ‘일상을 고귀한 선물’이라 여기며 끊임없는 창작의 열정이 식지 않는 한 한화가는 영원히 꿈을 꾸는 화가가 될거라는 생각이 드는 건 기자의 착각일까?

일상이 한화가에게 안겨준 ‘작품의 화두’, ‘웃는 얼굴’이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고, 한화가의 순수한 꿈들이 넓고 멀리 펼쳐지기를 기대해본다.


한은혜화가: 010.2637.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