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에는 상속의 효과와, 특별한정승인, 상속인조회 서비스 등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이번주에는 지난회에 이어서 유언방법, 상속권자와 상속지분, 기여분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유언방법
2006년. 김운초 씨는 숨지기 전에 ‘전 재산을 연세대학교에 기부한다.’는 자필 유언장과 함께 예금과 채권 등 123억여원을 우리은행에 맡겼습니다. 하지만 유언장에는 날인이나 손도장이 없었습니다. 유족들은 예금 등을 돌려달라면서 소송을 냈는데요. 과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유언자의 의사가 중요하다.’라는 연세대학교와 ‘유언은 형식을 갖추었을 때만 유효하다.’는 유족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되었는데요. 대법원은 ‘날인 없는 유언장은 무효’라며 유족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우리 민법(제 1065조-제1072조)은 법에서 정한 방식이 아니면 유언으로 효력이 없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유언의 방식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와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 등 5가지가 있습니다. 이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본인이 직접 작성하는 자필증서와 공증사무실에서 공증을 받는 공정증서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법에서 정한 구체적인 방식에 따라야만 인정됩니다. 이미 사망한 자의 의사는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법원은 요건을 조금이라도 갖추지 못한 유언은 효력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리 유언을 해 놓으시려는 분들은 반드시 법이 규정한 방법에 의한 유언방식을 따라야 사후 발생할 분쟁을 미리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상속권자 및 상속비율
가족이 사망했을 경우 상속받을 수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습니다. 1순위 : 직계비속(자녀, 손자, 증손자 등), 2순위 :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등), 3순위 : 형제자매, 4순위 : 4촌 이내 방계혈족(삼촌, 고모, 사촌형제 등)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속순위 중 가장 높은 순위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음 순위는 상속을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자녀(1순위)와 부모(2순위)가 있는 사람이 사망했다면 자녀만이 상속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같은 순위에서는 촌수가 더 가까운 쪽만 상속받을 수 있습니다. 즉 같은 직계비속이라도 자녀(1순위·1촌)와 손자녀(1순위·2촌)가 있다면 자녀만 상속인이 됩니다. 배우자는 상속에서 특별한 대우를 해 줍니다. 1순위, 2순위에 해당하는 직계비속, 직계존속이 있을 경우 그들과 함께 상속받고, 직계비속·존속이 없는 경우 홀로 상속을 받게 됩니다.

상속비율은 일단 고인의 유언이 있다면 유언을 따르게 되고(지정상속분), 유언이 없다면 법에서 정한 비율(법정상속분)을 따릅니다. 원칙적으로 같은 순위의 상속인은 똑같이 상속을 받게 됩니다. 다만 배우자는 여기에서도 특별한 대우가 있어서 다른 상속인들보다 50%를 가산해 줍니다.

▪기여분제도
A씨에게는 장남B와 차남C가 있었습니다. 장남 B는 어려서부터 서울에 상경하여 사업을 한다는 핑계로 고향에 계신 부모에게 매우 소홀했었습니다. 차남C씨는 A씨를 모시고 고향에서 열심히 농사를 지어서 많은 논과 밭을 사게 되었는데 그 명의를 일단 아버지인 A씨 앞으로 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A씨는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그렇다면 A씨 명의로 된 많은 논과 밭은 어떻게 상속되어야 할까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A씨의 직계비속인 장남 B씨와 차남 C씨가 그 상속비율에 의해 똑같이 나누어 상속받는 것이 원칙일 것입니다. 그런데 차남 C씨는 장남 B씨가 재산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똑같이 상속을 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런 경우 우리 민법은 공동상속인 중에서 ‘특별한 부양’이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는 기여분을 인정해 주고 있습니다. 즉 상속분을 계산할 때 기여분을 가산하여 상속분을 계산하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여분을 산정하는 데에는 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원칙이며,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법원에 기여분결정 심판청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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