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선 변호사

얼마전 간통 사실이 발각되자(간통죄는 2015. 2. 26.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폐지)상대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허위 신고를 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교사에게 징역 1년이 선고되었습니다. 위 여교사에게 적용된 죄목은 무얼까요? 맞습니다. 바로 ‘무고죄’입니다. 많은 분들이 사무실에 방문하셔서 고소를 하고 싶은데 혹시 무고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문의를 주십니다. 무고죄는 그 구성요건이 상당히 까다로운 범죄인데요. 그래서 변호사들도 항상 고소인이 무고 혐의에 걸리지 않게 주의하며 고소장을 작성하고는 합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무고죄’. 독자분들에게 도움이 되시길 빌면서 ‘무고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무고죄는 어떤 범죄일까요?
무고는 객관적 진실에 어긋나는 내용을 신고하는 행위와 상대방을 처벌받게 하려는 목적이 함께 있을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형법 제 156조를 살펴보면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무고는 보통 허위사실이 기재된 고소장을 수사기간에 제출하는 형태를 띠지만, 수사기관에 신고를 하거나 진술 할 때 허위의 사실로 특정인을 처벌받게 할 목적이 있으면 성립합니다. 무고죄는 피해자가 억울하게 조사를 받게 되고, 사법기관을 속여서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방해한다는 점에서 공무방해죄 등과 같이 국가 기능에 대한 죄로 분류됩니다.

▪무고죄 처벌 수위 강화
최근에는 고소사건이 증가하면서 무고죄로 기소되는 사례가 늘어가고 법원도 무고죄에 대해서는 엄단하겠다며 처벌 수위를 높여가는 추세입니다. 2012년 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전국 법원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허위로 고소했다가 무고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총 111명이고, 징역형이 내려진 사람들 중 25명은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무고죄는 원한관계, 금전관계 때문에 상대방을 보복하거나 골탕 먹이려고 허위고소를 하면서 많이 발생 합니다. 따라서 감정만 앞세워 고소·고발하는 일을 자제하여야 하며, 상대방이 고소하였다고 맞고소로 대응하는 일 또한 자제하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허위사실을 신고’하는 모든 행동이 무고죄로 처벌받는 것일까요?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사실을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고소내용이 진실과 조금이라도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무고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단순한 착각이나 표현이 조금 과장된 경우라면 처벌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구타를 당해서 상해를 입었다.’는 내용으로 고소를 하였는데, 실제로는 상해를 입지 않은 경우 고소내용의 정황을 과장해서 표현한 것이므로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거짓진술 때문에 처벌받는 또 다른 범죄, 위증죄
많은 분들이 경찰서에서 피의자 혹은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을 때에 거짓말을 하게 되면 위증죄로 처벌 받는 것으로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위증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법정 안에서 선서한 뒤 거짓으로 증언’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법원이 아니므로 참고인이나 피의자를 위증으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법원에서 증인으로 소환통지서가 날라왔다면 위증죄가 무서워서 출석하지 않아야 할까요? 아닙니다. 모든 국민은 증인으로 채택되면 재판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협조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거부하는 경우 구인될 수도 있으며 때로는 과태료나 감치처분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증인으로 소환되어 법원에 출석해 진술하는 경우 법원은 법이 정한 일정한 여비를 지급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수령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매우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증인불출석신고서’를 법원에 제출하여, 증인 불출석에 따른 불이익 또한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