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선변호사

‘고소-고발’ , ‘피고-피고인-피의자’, ‘기소유예-선고유예-집행유예’, ‘항소-상소-상고-항고’.

모두 아는 단어 같은데, 막상 구별해서 설명하려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위의 단어를 정확하게 알고 계신가요? 물론 일반인이 복잡한 법률용어를 다 알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용어를 알고 있으면 훗날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는데 힘이 될 것이라 생각되어 여러분께 설명드리려 합니다.

▪고소와 고발
‘고소·고발’은 수사기관에 죄를 지은 사람을 처벌해 달라는 의사표시를 한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다만 고소가 형사사건의 피해자가 직접 한다는 것이라면, 고발은 제 3자가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쉬운 예를 보자면 가수 2PM은 수년간 자신을 모욕한 네티즌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였고,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2014. 땅콩회항 사건으로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았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것 입니다.

▪피의자, 피고인, 피고
‘피의자’는 수사기관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사람을 나타내는 용어입니다. 그 이후 수사기관에서 혐의가 인정되어 재판에 넘겨지면 그 신분은 ‘피고인’으로 전환됩니다. 수사기관의 사건을 법원으로 넘겨 재판을 청구하는 것을 기소(공소제기)라고 하는데, 기소여부가 피의자와 피고인을 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피고’는 민사사건에서 소송을 당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민사사건은 원고의 청구가 이유가 있는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이므로, 상대방(원고)가 소송을 걸면 자신은 ‘피고’가 되는 것입니다. 즉, ‘피고’는 죄를 지은 사람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기소유예-선고유예-집행유예
‘기소유예, 선고유예, 집행유예’는 범죄자의 처벌을 유보하는 제도라는 점에서는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먼저 ‘기소유예’는 검사가 가지고 있는 권한입니다. 피의자의 범죄 사실은 인정되나 여러 가지 정황을 참작하여 기소 자체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는 판사가 판결 선고와 동시에 내립니다. ‘선고유예’는 검사가 기소를 하였으나 경미한 범인에게 일정기간 동안 형의 선고를 미루는 것이고, 유예 기간이 지나면 형이 면소된 것으로 간주되는 제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를 선고하면서 일정기간(1년~5년)의 형의 집행을 미루는 것입니다. 집행유예 기간을 무사히 넘기면 형을 살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집행유예 기간중에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집행유예의 선고는 효력을 잃게 되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기소유예는 재판을 하지 않으므로 전과가 되지 않으며,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는 엄연한 유죄판결이라는 점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항소-상소-상고-항고
우리나라는 3심제를 두고 있다는 것을 모두 잘 아실겁니다. 재판에 불만이 있으면 상급법원에 다시 재판을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재판 구조는 1·2심은 사실심으로, 대법원은 법률심을 하고 있습니다. 즉, 1·2심에서는 사실관계에 대해 다툴 수 있지만 대법원에서는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다툴 수 없고 법리 다툼만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입니다. 따라서 사실문제에 대한 모든 주장과 이에 대한 입증은 2심까지 끝마쳐야 합니다. 1심 재판에 불복하여 2심 법원에 재판을 요구하는 것을 ‘항소’, 2심 재판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재판을 요구하는 것을 ‘상고’라 하며 이것을 모두 통틀어 ‘항소’라고 합니다. 한편, 항고는 판결이 아닌 법원의 결정·명령에 대해 불복하는 방법이며,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피해자가 검찰에 불복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