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이 다가온 시간
산사에서 울려퍼진 만종소리는
세상의 모든 걸 포옹하고
자비의 세계로 이끄는 등불과 함께
내일의 사월 초파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상 모든 것은 무상에 머물고 있어도
이웃의 아픔을 자비심으로 치료해주며
불자들의 기도속에 백팔배 염주알이 계산하는데
아직도 염불은 계속되고 있었다.

석가는 사월 초파일 찾아 중생속에 왔었고
보리수 아래 깨달음은 불설로
수많은 중생들을 이끌어 냈었다.
기울어진 반달이 보름달 되듯이
이웃 아픔 내 아픔처럼 보듬어 주고
소원 비는 깃글을 달아 켠
연등이 땅거미 찾아온 밤을 밝힌다.

불심은 인간 본래의 마음인데
세파에 시달리는 그만 지친 중생들
불탄일 하루만이라도 본연의 자리찾아
노승이 두들기는 목탁소리에 어울려
참인간 세계에 머물고 싶었다.

두 손모아 기도한 불자들
국태민안의 큰 마음 다독거리고
이승에 사는 가족 이웃 평안함을 빌며
삼도천 건너 간 저승의 조상님도
극락정토에 영원하시길 빌 때
불찰 처마에 매단 풍경소리는
언등송을 읊은 불자의 마음 달랜다.

사월 파일은 동안거 마친 스님의 불설이
세상사람 반가워 마당으로 내려와 맞는 듯
아옹다옹 세상사도 따뜻하게 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