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수 선생

민족 대명절 설날을 앞두고 귀성객들의 대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어른들은 옛 어린이 시절의 추억이 서려있는 고향을 찾아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며 웃어른들을 찾아뵙고 세배했던 것이 설 행사였지만 지금은 옛날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어 옛 분위기는 찾기 어렵다.

예전 어린이들은 설빔을 입고 동네 어르신을 찾아 세배하면서 세뱃돈 받고, 세객을 맞는 집에서는 정성껏 세배상을 차려 내놓은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산업발달과 핵가족형태의 가정, 직업의 다양화에 따라 고향을 떠나서 살게 되어 명절이면 귀성객의 이동으로 긴 시간을 도로에서 지내면서 찾아간 고향에 도착하기 바쁘게 이튿날 다시 출근하기 위해 떠나는 고달픈 귀성 시간이 되지만 고향 가는 길은 즐겁기만 했다.

이처럼 우리민족은 고생을 하면서도 고향을 찾아야만 마음이 편하고 혈복을 찾아서 친족이라는 일체감을 잊지 않으려는 정의(情義)가 있기에 명절이면 모든 일을 뒤로 미루고 대이동 행렬속의 귀성객이 되고 만다.

금년 설 연휴는 예년에 비해 짧아 극심한 교통 혼잡이 예상되기 때문에 느긋한 마음과 차분한 태도로 귀성길에 올라 만약에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 하는 지혜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해마다 맞는 명절이지만 이런 때는 가족이 결속하는 계기가 되고 있어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장은 사회분위기가 일, 술, 친구 중심에서 가족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또 가족은 일시적 인위적인 궤도가 아니라 인간 삶의 행복을 담보하는 핵심 가치라는 깨달음이 널리 확산되고 있어 미국에서도 나이 든 부모를 중심으로 자식들이 다시 모이는 추세라고 한다.

다음으로 나의 뿌리를 찾아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고 성묘 가서 조상들의 업적과 교훈을 배우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자라고 있는 자녀들의 올바른 생각은 가정에서 길러지고 가정이 건전해야 사회도 살아 숨 쉬는 분위기가 형성 된다.

마지막으로 이웃들의 생활에 관심을 갖고 나누고 베푸는 삶을 영위하고 어려운 이웃들의 명절이 쓸쓸한 시간이 되고 있지 않은지 살펴 정을 나누고 주는 즐거움을 맛보는 삶을 가꾸도록 시범을 보였으면 좋겠다.

금년 설날에는 사람의 훈훈한 정을 이웃들에게 아낌없이 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이 있으면 두고두고 보람된 명절도 기억될 것이라 믿는다.


박병수선생: 011.620.3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