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천마을에서 바라 본 백아산

역시 시골인심은 후하고 착했다.

겨울 한 가운데서 만난, 도천마을 2반 이이례(77세)반장을 비롯한 도천마을 모든 어르신들은, 마을취재 왔다는 낯선 기자를 보자마자 올해 7년째 이장직을 맡고 있는 나종주 이장과 15년차 부녀회장을 지내고 있는 부인 신순옥씨 칭찬을 서로 다투며 하신다.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푸르고 공기는 영하권으로 냉랭한데 어르신들의 ‘칭찬릴레이’에 금세 기자는 추위를 녹일 수 있었다.

칭찬의 공통 이유는 ‘도천마을 거주민 대부분이 70대~80대 노령이라 외부와 소통이 힘든데 이장과 부녀회장이 다리역할을 잘해주어 세상물정 돌아가는 걸 알 수 있어 산골생활이 적적하지 않고 행복한 노후를 즐긴다’는 것.

칭찬은, 비단 내 자신에 관한 것이 아니라도 들으면 마음이 흐믓해 진다.
세상이 각박해져 ‘뒷담화’나 ‘흠담패설(?)’이 성행하기 때문일까?

도천마을 주민들과 나종주이장 (우측에서 두번째),신순옥 부녀회장(맨 우측)

*도천마을(桃川, 어림, 도촌, 桃村)북면 이천1리

이천리(二川里)의 지명 유래는 도천(桃川)마을과 학천(鶴川) 마을의 천자를 취하여 이천리라 하였다고 하며, 이천리는 도촌마을, 학천마을 등 2개 자연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도천마을은 처음에 어림굴(魚林谷), 소통굴(가마쏘들)이라 불렀는데 후에 도천으로 바뀌었으며 또다시 도촌(桃村)으로 변경 사용하고 있다.

‘도천’이라 한것은 ‘마을 앞을 흐르는 내가 돌아가는 모습’을 하고 있어 ‘도르내’라 부르는 것을 한자로 쓰면서 도천(桃川)이라 한 것으로 마을을 세분하면 우데미, 한고삿, 아리데미로 구분된다.

도천마을은 원래 어름굴이라 부르고 있으며 이전에 소통굴에도 사람들이 거주하였다한다.

현재 도천마을은 49가구 102명이 주민등록상 거주자로 되어 있으며 직장이나 학교 문제로 타지에 나가있는 주민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남자17명, 여자 50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1,2,3반으로 구성되어있다.

운치있는 옛날 방앗간과 마른 담쟁이 넝쿨이 있는 담

겨울 햇살과 나무사이로 숨은 나이장 별장이 꼭대기에 보인다.

*도천마을 나종주 이장

1948년 도천마을에서 태어나 나이장은 곡성옥과 출신 신순옥씨를 만나 단 한 번도 마을을 떠나 본일 없이 도천마을에 살고 있다.

꽃나무를 좋아한다는 나이장은 도천마을 일대를 자신의 정원으로 여기며 꽃과 나무를 심었고, 풀이 우거진 곳은 예초기로 베어내고 낙석(落石)은 주워 탑도 쌓고 개천에 던져주며 도천마을 환경미화에도 이장답게 일조하고 있다.

나이장이 이렇듯 환경미화와 자연보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광주시청 상수도과에 25년간 근무할 때 매일 도천마을에서 광주로 출·퇴근하며 사시사철 변화하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이루어진 것이라고.

시름없이 흐르는 개천

*도천마을 자랑거리

도천마을은 군(郡)지원 받아 폐비닐, 비료포대, 농약병 등을 수거하여 재활용품으로 판매, 부녀회자금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이에 더하여 부녀회는 고구마 판매수익으로 회비각출을 하지 않고 어르신들 관광도 하고 조끼도 사 입으며 현재 500만 원 이상 저축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북면 관내 자연보호 캠페인 어깨띠도 마을 독지가가 기증하여 활동시 사용하고 있으며 주민들이 마을을 위해 이장 말을 따르며 서로 돕고 참여하는 훈훈한 인심도 자랑하고 싶다고.

*나이장의 소망

나이장은 광주상수도 사업소에서 자녀들 학자금지원과 5개 부락에 3년마다 한번씩 3,000만원이상 주민지원사업을 해주고 있어 마을 운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데, 좀 더 바람이 있다면 쓰레기 봉투구입도 지원해주었으면 더욱 쾌적한 마을을 만들 수 있을 거라 한다.

또한 쓰레기 소각장 콘크리트 벽이 너무 삭막해 보여 재능기부를 통한 벽화장식을 했으면 한다고.

쓰레게 소각장. 나이장은 소각장 벽면에 벽화장식을 하고 싶다고..

인정 넘치는 아름다운 자연부락 북면 도천마을.
2015 을미년에도 나이장이 바라는 모든 소망들이 이루어져 어르신들의 ‘우리 마을 최고’라는 합창이 백아산 하늘가득 메아리치기를 바란다.

도천마을 들어오는 길

나종주이장: 011.9600.5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