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1년 지방자치의 핵인 지방의회가 구성⋅운영된 이후 지방의원들이 수행한 의정활동과 이를 토대로 하는 의정기능에 어떤 발전이 있었을까? 일단 화순군청이 발의한 조례를 제외한 제6대 의회(2010.7.1.~2014.6.30.) 의원발의 조례제정 내역을 의원별로 살펴보았다.

다음은 화순군의회 사무과가 공개한 조례제정 내역이다.



6대 의회 동안 총 의원발의는 18건이고, 이 선 의장은 5건, 강순팔 부의장은 4건, 오방록 의원은 2건, 박광재 의원은 2건, 윤석현 의원은 5건이다.

조유송 의원은 한 건도 발의자로 나와있지 않아 조 의원에게 직접 문의해보았다. “내가 의장, 부의장을 역임하고 이제는 다른 후배 의원들에게 양보하는 차원에서 발의자로 나서지 않았다. 조례제정은 공동발의 형식으로 참여하였다”고 한다.

의회사무과에 “조의원이 공동발의한 조례제정건을 확인할 수 있겠느냐”고 문의하자, “조의원의 공동발의 내역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헌법의 하위법인 법령의 범위 안에서 한 지역의 규칙을 제정하는데 있어 조례제정 공동발의자를 확인할 수 없다는 답변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다.

게다가 지방의원들의 상호호혜성의 원칙(reciprocity)과 이행성(transitivity) 원칙이라는 조례제정에 있어 공동발의의 네트워크를 설사 십분 인정한다할지라도, 지방화와 세계화가 병행하여 동시에 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점차적으로 지방의원들에게 전문성을 요구하는 지방의회‘의원’으로서 시대적 역할과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건 아닌지 성찰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조례제정의 주체는 법인격을 갖는 지방자치단체와 자치단체를 구성하는 기관 중의 하나인 합의체로서 지방의회이고, 지방의원은 당해 지방의회를 구성하는 개개의 구성원으로서 의회권한의 간접적 효과를 받을 뿐이라는 헌재의 해석(헌재 1996. 8. 29. 93헌마61)을 차치하고서라도, 헌법 제117조에서 지방의회에 고유한 권한으로 인정하는 “조례제정권”을 방기하여 그만큼 화순군주민의 권익보호에 소홀하지 않았나 우려가 든다.

가까운 담양군의 경우 지자체장 발의 91건을 제외한 의원발의는 28건으로 화순군의회보다 10건이 더 많았다. 물론 조례 수의 많고 적음이 군의회 운영과 의정활동의 적극성과 효율성 전부를 말하는건 아니다.

그러나 지방의회와 그 구성원인 지방의원은 지역주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지역사회발전의 중추적 기관으로서 먼저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하고 그 문제해결을 위한 전문성과 민주성을 제고해야한다. 그 헌법적 책무가 조례제정권이라는 신성한 권리로 인정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국제적 감각을 함양하며 집행기관과의 협력과 견제를 통한 지역발전 및 주민복지증진을 위한 삶의 질 제고를 위해 창조적 정책을 개발하고 주민들과 함께 하는 민주의정의 구현이라는 역할과제를 재인식하고 재정립해야한다.

경험이 많은 원로 의원일수록 지역사회를 위해 해야할 일들이 많다. 다른 젊은 의원들에게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하기보다는 지역주민이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문제들을 예민한 인지능력으로 상황판단하여 여론을 수렴⋅분석하고, 능숙한 대화와 토론 능력으로 의정을 주도하면서 젊은 의원들의 모범적인 선배 의원이 되기를 주저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