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 최경회 장군능 삼장사 칠주갑비

화순문화원 주재로 11월 6일 (목) 오전 11시에 진주시 문화원 관계자들과 경상도민 2천명이 화순 사적을 탐방한다. 화순군 동복과 구암삼거리를 지나 충의사에 도착하여 삼장사와 논개 부인에 관한 역사특강을 듣게 된다. 그 이후에 운주사를 구경한 다음 포충사를 참배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화순탐방을 마친다.

이번 행사는 삼장사와 논개부인에 대한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고자 역사적 사적을 직접 탐방하고 강의를 듣는 것으로 마련되었다. 특강에는 충의공최경회선생호국정신선양회 회장 강동원 철학박사가 진행한다.

1593년 음력 6월 29일 제2차 진주성전투에서 수성군을 지휘한 3장사에 대해서 호남은 경상우도병마절도사 최경회 장군, 창의사 김천일 장군, 복수장 고종후 장군이라고 하나, 경상도는 김성일, 조종도, 곽재우라고 하는 게 발단이 되어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왔다.

‘역사는 승자의 산물’이라는 말처럼 정치적 주도권에 의해 역사적 사실도 왜곡되고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어온 것도 사실이다. 끊임없는 과거와 현재의 투쟁을 통해 바른 미래의 역사를 세워가는게 우리 후손의 책무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진주시 문화원 관계자들과 경상도민 2천명의 화순탐방은 역사를 바로 세우는데 한 획을 긋는 행사이며 “의향 화순”을 알리는데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 본다.

다음 내용은 삼장사 중 최경회 장군에 대한 최수현의 자료를 요약한 것이다.

■ 최경회 장군이 삼장사라는 증거

10만 왜적이 진주성을 에워싸고 밤낮으로 9일 동안을 공격해오자 삼장사가 이끄는 7만 민⋅관⋅군이 일치단결하여 혈투를 벌였으나 중과부적으로 성이 함락될 지경에 이르자, 삼장사는 촉석루에 올라 “촉석루 가운데 삼장사는 웃음 짓고 잔 들어 장강을 가리키노라. 장남강의 물은 끊임없이 흘러가는데 저 남강물이 마르지 않는 한 우리 혼도 죽지 않을 것이다.”라는 서사시를 최경회 장군이 지어 함께 읊고 남강에 몸을 던져 순국하였다. 삼장사라는 단어는 서사시의 “촉석루중(矗石樓中) 삼장사(三壯士)”에서 나왔다.

최경회 장군이 서사시를 짓고 삼장사의 한 분이라는 증거는, 영조가 이 서사시가 최경회 장군의 시란 것을 확인한 『영조 사제문』이 실린 『일휴당실기』와 1831년에 진주 창렬사에서 발행한 『정충지』에 나와 있다.

또한 1750년 죄참찬 권 적이 지어 예조에 접수한 『시장(諡狀)』은 소정의 절차를 거쳐 최경회 장군에게 시호를 내려주기 위한 건의 문한 자료인데, 지존지 엄한 『시장』에 촉석루 삼장사시는 최경회 장군이 지은 시라고 수록되어, 이것은 최경회 장군이 <촉석루 삼장사>의 한 분임을 조선왕조에서 확인한 것이다.

영조의 특명으로 1773년에 발행한 『여지도서』에도 최경회 장군의 서사시가 수록되어 있고, 현재 촉석루 현판으로 걸려 있는 촉석루 중수기는 1724년 명암 정식(鄭拭)이 지었는데, 촉석루 삼장사는 1593년 음력 6월 29일 진주성이 함락될 때 순국한 최경회 장군 등을 말한 것이다.
영조실록(왕조실록) 1747년 10월 조를 살펴보면 호남지방의 심한 재해와 민생고를 순찰, 조사하고 돌아온 양전사 원경하가 호남지방의 어려운 실정과 이 지방의 인물 18인을 천거하는 과정에서 왕에게 “진주 3장사는 모두 호남사람입니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말한 “3장사”에 최경회 장군 등을 말함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1833년 순조 사제문에도 “한 번 죽음으로 나라에 보담하기를 우리 3장사가 함께 했다(報以一死 同我三士)”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최경회 장군이 삼장사의 한 분이라는 것을 국가에서 확인한 것이다. 이 제문은 현재 진주의 창렬사 경내 비각에 금석문으로 보관되어 있다.

■ 김성일 등이 삼장사가 아니라는 증거

진주시 촉석루 삼장사비

김성일이 서사시를 지었다고 수록되어 있는 『학봉집』은 1649년에 발간되었다. 그런데 『학봉집』 서사시의 출처가 『문수지』의 이명동본으로 1763년에 발간된 『용사일기』라는 것이다. 1649년은 『용사일기』가 발간되지 않았는데, 서사시의 출처가 『용사일기』라고 하였으니 1649년에 발행한 『학봉집』 초간본이 없는 상황에서 과연 서사시가 그 당시 『학봉집』 초간본에 수록되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학봉집 초간본 연보에 삼장사가 김성일, 조종도, 곽재우로 되어 있다가 1726년에 간행한 학봉집 연보에는 곽재우가 이로로 바뀌었다. 곽재우가 이로로 바뀌는 과정에서 두 집 후손 간에 다툼이 생기고 1822년에 곽⋅이 두 집 후손 간에 서로 자기 선조가 삼장사라는 소송이 일어났다. 당시 경상감사 김상휴가 판결한 영남3장사변을 살펴보면 이로는 삼장사가 아니라고 하였다.

이로는 삼장사가 아니라고 경상감사가 판결한 이상 자칭 3장사라고 기록한 『용사일기』는 판결을 받을 날로부터 명망과 권위는 자동 상실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버젓이 사실인양 행세를 하고 있으니, 없어져야 할 『용사일기』에 수록된 삼장사 시가 김성일 등이 삼장사 원조가 되어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학봉집』에는 1592년 5월 10일 경에 왜적이 진주에 침입하여 삼장사시를 지었다고 하나, 1592년에는 왜적이 진주에 침입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김학봉이 이 시를 지었다면 시작(詩作)배경이나 시의 내용이 모두 맞지도 않는 역사적으로 의미 없는 시가 될 것이다.


■ 말을 맺으며...

풍신수길(도요토미 히데요시)은 1591년 일본에 간 우리 통신사에게 보내온 답서 첫머리에 우리나라는 물론 명나라에 대한 침략야욕을 드러내었다. 이에 황윤길과 허성 등 일행은 모두 “왜적이 반드시 대거 쳐들어올 것이다”라고 하였지만, 김성일은 “왜적이 결코 쳐들어 올 리 없다. 풍신수길(도요토미 히데요시)은 평범한 사람이다”라고 보고하였다.

결국 당시 조정은 김성일의 말을 믿고 국방을 소홀히 하다 임진왜란을 당하여 국토가 유린되고 수백만의 백성이 죽는 참혹한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촉석루 삼장사가 되며 또 서사시를 지었겠는가?

진주는 천년고도로서 우리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전투에서 7만 민⋅관⋅군이 모두 충절에 죽었던 명실상부한 의향(義鄕)이다. 이렇듯 충절의 고장인 진주의 촉석루 앞에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촉석루중 삼장사기실비(矗石樓中 三壯士其實碑)가 버젓이 서 있는가 하면, 사실이 아닌 내용의 현판이 촉석루에 있다는 것은 천년고도의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진주의 수치이다. 조속히 바로잡아 진주의 명예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