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014년 1월 군 의회에 보고한 화순군청 농업정책과의 화순농특산물유통(주)에 대한 판단은 청산 아니면 파산으로 가는 절차였다. 그러나 구충곤 군수가 출자액 원금완전회수를 공약으로 내걸고 7월부터 임기를 시작하여 군 정책은 이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쉬워보이진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소액출자자들이 출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일까?

먼저 증권집단소송법상 부실경영으로 인한 집단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50명 이상의 주주가 해당 기업의 유가증권 총액의 1만분의 1을 보유해야 한다. 이 요건을 충족시킨다 하더라도 실제로 최대 5천만 원까지 들게 되는 인지대와 4800명에 이르는 주주들에게 송달해야 하는 비용 모두를 부담해야 한다. 집단소송은 대표소송과 달라 해당주주 전체가 소송에 참여하는 형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또 일간신문에 공고해야 하는 비용도 원고 측이 부담해야 한다. 이같은 부담들이 결국 소제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집단소송법 제18조 제1항은 법원이 소송을 허가할 때 원고에게 공고·감정 등에 필요한 소송비용을 미리 납부토록 하고 있으며 대법원규칙에는 일간지 공고를 하지 않을 경우 집단소송을 각하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즉 소액주주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소송은 불가능하다.

그 다음 유통회사 임원진들에 대한 대표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고 형사 진정까지 들어가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화순군청에게 유통회사의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는가? 2009년도 제14집 통권776호 농수산물유통공사 유통교육원이 발행한 시군유통회사 운영과정에 의하면, 시군유통회사는 기업적 경영방식과 전문경영체제를 갖추고 시·군 단위 이상으로 규모화된 농수산물 판매전문회사로서 주식회사형 농업회사법인 또는 상법상의 주식회사이다. 그리고 ‘농업CEO인재풀’에서 CEO를 선임하도록 의무화했으며, 공무원은 이사회에서 배제하여 경영간섭을 방지했다. 즉 인재풀을 활용해 유능한 CEO를 영입하면 회사 운영에 관한 전권을 그에게 일임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이런 설립방침으로 인해 화순군청이 유통회사 부실경영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을 지진 않는다.

그러나 화순군청이 농업회사법인 화순농특산물유통(주) 사업을 추진하면서 투자자를 공모하는데 각 공무원들에게 할당하여 농민들의 출자금을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강압이 이루어진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게다가 투자자 설명서만 교부하고 농산물유통사업위험이나 유통회사위험 기타 투자위험에 대한 구체적이고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주식청약이 이루어져 화순군청이나 화순농특산물유통(주)의 계약체결상 과실도 하나의 쟁점이다. 이는 불법행위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소송도 집단소송에서와 같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도의적 책임을 지기위한 화순군청의 노력

출자금을 회수할 수 없는 소액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법적 구제책은 이렇듯 너무나 소원해 보인다. 농업정책과 담당자 말에 따르면 시군은 초기년도 자본금의 1/4이상 출자했던 29억 9천이라는 혈세를 날려버린 행정과실과 결과적으로 군민의 38억 9천이라는 출자금 회수도 불가능하게 만든데 대한 구체적 법적 책임은 지지 않더라도 “도의적 책임을 지기위해 여러 가지 강구책을 연구 중”이라고 한다.

좀 더 신중한 태도로 사업성공여부를 연구하고 이 사업을 진행시켜야만 했으나 탄탄한 유통구조기반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 이런 고착상태를 만들었다. 화순군은 그 어떤 이유로도 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자체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는 경우 항상 주민의 몫이었으며 그 대가도 주민이 치러야만 했다. 화순군청은 언제까지 이런 전철을 계속 밟을 것인가? 화순군민은 필요할 때마다 현금을 꺼내 쓸 수 있는 자동현금지급기가 아니다.

구충곤 군수의 임기내 성공 여부는 이 일을 해결하여 화순의 재정을 다시 확고히 하는데 있다. 2013년도 우리 화순군의 재정자립도는 23.87%이다. 총세입 4,045억원 대비 자체세입 965억원이 차지하는 비율로서 동종자치단체보다 높지만,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화순군이 앞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명품 화순’이라는 정명(正名)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