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험 방식으로 건강보험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에서는 보편적으로 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우리의 건강보험은 가입자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다. 나라에 따라 소득에 재산을 가미할 수 있고 기본보험료를 따로 설정하는 방식으로 융통성 있게 부과한다.

우리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는 불형평·불공정하다. 누구는 재산에 보험료를 부과하고 누구는 하지 않고, 이 사람 자동차에는 보험료를 부과하는데 저 사람 자동차에는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고, 어느 집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 보험료가 부과되는데 다른 집 아이는 보험료를 부과 받지 않는 등 부과체계의 불형평 사례가 많다.

보험료 부과체계는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부과하는 기준이다. 보험료 부과 기준의 적용에 있어 소득을 기준으로 할지 아니면 소득을 중심으로 기본보험료를 둘지, 소득과 재산을 동시에 고려할지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부분은 동일한 보험집단 가입자에게는 동일한 부과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직장을 실직하여 소득이 없어지거나 감소함에도 보험료는 오히려 증가하고, 자녀가 직장에 다녀 피부양자로 등재하면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지만 직장에 다니는 자녀가 없어 피부양자로 등재되지 않으면 보험료가 부과되는 등 형평성과 공정성을 잃은 모순투성이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준 때문에 지난해 건강보험공단에 보험료 관련 민원만 5730만 건이 접수됐다. 보험료를 납부하는 가입자는 누구나 같은 보험혜택을 받고 있는데 부과 기준이 다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동일한 보험집단 내에서 구성원인 가입자에게 동일한 부과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공정하고 형평성을 갖춘 사회정의의 실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