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지만 운치있는 빈집

■지명유래

앵남리(鸚南里)의 지명은 앵무촌(鸚鵡村)마을의 앵(鸚)자와 화남리(花南里)의 남(南)자를 각각 취하여 앵남리라 하였다. 앵남리는 앵무동마을(1구)과 2구에 속하는 화남마을, 신기촌마을, 쌍계동(대흥사골)마을 등 4개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화남마을은 처음에 옹암촌이란 곳에서 터를 잡고 살다가 현재의 위치로 이주하여 화남마을이라 했다고 전하는데 그 뜻은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마을 뒷산이 꽃봉오리 형국으로 꽃봉이라 부르는데 꽃메 남쪽에 있다하여 화남이라 하였다 전한다. 마을을 세분하면 웃춤, 아랫춤,으로 구분된다.

▲손광웅이장

■앵남2구 손광웅 이장

앵남역/김정석

역이란 간판을 떼고도 달리 부를 이름이 없는
앵두나 살구가 익어도 풋손이 들지 않는
뻐꾸기나 지바퀴가 둥지를 틀고 싶어하는
경전선 앵남역

호주머니 깊이 찔러둔 생각 같은 곳
거기 가면 까마득하게 잊었던 수학공식까지 생각나고
죽기 전에 꼭 다시 와야지 해놓고
못 오는 이승의 마지막 그리움 같이

해가 뜨고 지는 곳
빨리 지나는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옆구리 상처 같이
잊혀지며
사라지며
이름만 앵토라진 앵남역

기차가 다시는 서지 않아도
그냥 앵남역
영영 오지 않는 그대도
내게는 그냥 그대

이름도 예쁜 앵남역을 지나 앵남2구에 가면 앵남2구에서 태어나 앵남2구를 지키고 있는 손광웅이장을 만날 수 있다.

1970년대 새마을 사업할 당시 이장직을 역임했던 손이장은 2007년도부터 다시 앵남2구 이장직을 맡게 되었고, 현재는, 주민 감소로 인해 앵남2구로 편입된, 2리에서 4km가량 떨어진 쌍계마을 까지 직접 찾아다니며 주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고 있는 부지런한 이장이다.

앵남2리는 45가구에 주민 60여명이 살고 있는 전형적인 노령층 시골마을이며 남자의 수가 5명에 불과해, 누구하나 도와주는 이 없이 모든 걸 혼자 처리해야 하는 손이장의 업무가 과중하다고 한다.

▲마을지킴이 강쥐들

▲탱자나무

■앵남2구의 화남리, 신기촌, 쌍계마을

자연부락인 앵남2구는 공기맑고 인심 좋은 부락이지만, 도곡면 원화리 주민들이 앵남2리에 농지를 많이 소유하여 주 생활은 앵남2리에서 한다고 한다.

손이장은 현재 앵남2구에 농로가 부족하고 제방 둑 쌓을 곳이 많은데, 도곡면원화리 주민들이 농사를 짓고 있다 하더라도 행정구역상 화순읍에 속해 있기 때문에 화순읍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한다. 손이장이 화순읍에 몇 번 건의를 했지만 화순70여개 부락을 관장하고 있는 화순읍에서는 예산부족으로 아직 지원이 미치지 못해, 현재 막힌 땅으로 인해 트랙터 같은 게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교통도 편하고 다른 건의 사항은 없는 앵남2구 이지만, 젊은이들이 모두 떠나가고 빈집들이 늘어나 마을 자랑거리도 없다며 현재 앵남2구에서 74세인 자신이 가장 젊다고 말하는 손이장의 표정과 말투에서 앵남2구의 쓸쓸함이 묻어나오는데, 어쩌면 한국농촌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는 듯 하기도 하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냇가에 서 있는 한가롭고 평화로운 앵남2구.

가난 중에 가장 힘든 가난이 사람 가난이라 했다.
낯선 방문객을 보고 왕왕 짖어대는, 또 다른 마을지킴이 강아지들의 우렁찬 소리와 함께 웅성대는 사람들 소리들로 더 이상 조용하지 않을, 앵남2구의 그날이 돌아오기를 기대하며 마을을 떠나온다.

▲마을입구

▲마을 표지석